"靑, 여전히 국회를 은행창구 정도로 여기고 있어...추경은 그 자체로 목적 될 수 없다"
"추경은 수단...재해재난 복구-민생 해결-경제 활성화란 목표에 맞게 쓰여야"
"경제정책 자신 있다는 정부-여당 아니었나...왜 이토록 경제청문회를 못 받겠다는 것인지 답답"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진심으로 촉구...부디 진정어린 결단 내려달라, 진심을 기다리겠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정상화 협상과 관련, 정부·여당을 향해 "경제청문회부터 먼저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그 다음에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돌입하자"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호소문 발표를 통해 이같이 언급한 뒤 "지금과 같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추경은 안 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더 이상 각자 주장만 하며 평행선을 달리지 말고, 한곳에 모여 같이 토론하고 따져보자"며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나면, 그때는 여야(與野)가 어떤 성격의 추경이 필요한 지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여야 간 정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 정책에 자신이 있다는 정부·여당 아니었나. 소득주도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정부·여당 아니었나"라며 "왜 이토록 경제청문회를 못 받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실제 추경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된 재해재난 예산도, 또 경기 부양도 없다"며 "단기아르바이트 지원사업에 제로페이, 체육관 건립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항목들 역시 '땜질 예산' 투성이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여전히 예산 심의권이라는 헌법상 고유의 권한을 가진 국회를 은행창구 정도로 여기고 있다"며 "추경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다. 추경은 수단이다. 재해재난 복구와 민생 해결, 경제 활성화란 목표에 맞게 쓰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야 5당 간 국회 정상화 협상에 대해선 "정말 치열하게 협상하고 있다. 국회를 열 때 열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민생국회, 경제 살리고 악법을 고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여당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라며 "선거법마저 힘의 논리로 날치기 상정하는 사상 초유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폭거 앞에서 우리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야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진심으로 촉구한다"며 "부디 진정어린 결단을 내려달라. 이인영 대표의 진심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다음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대국민호소문 내용 전문(全文).
 
경제 위기 원인 진단이 시급합니다.
정권추경 아닌 국민추경이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팍팍한 살림살이 가운데 무거운 생계의 부담을 짊어지고 
하루하루를 어렵게 살아가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
 
우리 자유한국당 역시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민생과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경제를 바라보며 
늘 마음이 불편합니다.
 
선거법마저 힘의 논리로 날치기 상정하는
사상 초유의 패스트 트랙 폭거 앞에서
우리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야만 했습니다.
 
그런 저희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독선의 정치 앞에서
우리당은 참으로 괴로운 고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우리의 그런 충정을
오히려 ‘무조건 백기투항’을 강요하는 데 악용했습니다.
제1야당의 정체성, 존재 이유를 외면할 수 없었던 저희는
어떻게든 민주주의 회복을 약속 받고,
그리고 이곳 국회로 돌아오려고 노력했던 것입니다.
비정상 국회를 정상 국회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지금도 저희는 정말 치열하게 협상하고 있습니다.
국회를 열 때 열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민생국회,
경제 살리고 악법을 고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여당을 설득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산 심의권이라는 헌법상 고유의 권한을 가진 국회를 
여전히 청와대는 은행 창구 정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추경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추경은 수단입니다. 애초 재해재난 복구와 민생 해결,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에 맞게 추경이 쓰여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추경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된 재해재난 예산도, 또 경기 부양도 없습니다.
단기알바 지원사업에 제로페이, 체육관 건립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항목들 역시 땜질 예산 투성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삶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정권 안위를 챙기기 위한 추경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결코 이대로는 통과시킬 수 없습니다.
그것은 국회가 예산 심의라는 책무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추경, 국민한테 또 빚을 지겠다고 합니다.
돈이 모자라 적자국채 3조 6천억 원을 발행한다고 합니다.
청년세대 미래를 끌어다 정권용 자금으로 쓴다는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국민의 빚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4년간 증액된 예산규모가 
추경까지 포함해서 총 87조 원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 불과 출범 2년 만에 
벌써 90조 원을 넘겼습니다.
재정 포퓰리즘의 극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호조세를 유지하던 세수마저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결국 문재인 정권, 이 재정 중독을 끊지 못하면,
국민의 지갑에서 더 많은 돈을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적자국채 발행으로 청년 자산을 뺏어가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결국 세금을 올릴 것입니다.
증세폭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4조 5천억 원이 모두 경기부양에 쓰이더라도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은 고작 0.03% 수준입니다.
0.03%를 갖고 그토록 야당탓, 추경탓을 해왔던 것입니다.
추경이 안돼서 경제가 어려운 것처럼 왜곡한 것입니다.
 
이런 추경을 통과시키는 것은
국회로서, 국민의 대표로서 직무유기하는 것입니다.
불량 추경을 정상 추경으로 바꿔낼 것입니다.
국민 부담 추경을, 국민 희망 추경으로 만들어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합니다.
이 정부 말대로 대외여건 때문인지,
아니면 소득주도성장이나 다른 정책의 문제는 없는지,
병명을 알아야 그에 맞는 처방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나면, 그때는 여야가
어떤 성격의 추경이 필요한지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야 간 정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청문회가 필요합니다.
 
더 이상 각자 주장만 하며 평행선을 달리지 말고,
한 곳에 모여 같이 토론하고 따져봅시다.
경제정책에 자신이 있다는 정부여당 아니었습니까?
소득주도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정부여당 아니었습니까?
왜 이토록 경제청문회를 못 받겠다는 것인지 답답합니다.
 
자신이 있다면 청문회부터 먼저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그 다음에 추경 심사에 돌입합시다.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지금과 같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추경은 안 됩니다.
여야가 국민을 바라보고 올바른 추경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부디 진정어린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이인영 대표의 진심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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