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13일, 일본측의 큰 반발을 야기한 자신의 ‘일왕 사죄’ 발언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를 만나 해당 발언에 대해 “(그 발언으로) 마음을 상한 분들에게 미안함을 전한다”고 말했다고 의장실이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문 의장의 해당 발언을 두고 “한국인 입장에서는 납득할 수 있지만, 일본인들은 천황까지 거론한 건 실례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고, 문 의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 측은 "문 의장이 한국은 한국의 입장이 있고, 일본은 일본의 입장이 있다는 데 공감한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의장은 지난 2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일왕의 진정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일본은 공식 외교 경로로 문 의장의 사과와 발언 철회를 요구했지만 문 의장은 자신의 지론이며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한편 일본 정부는 14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왕 사죄'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고 했던 문 의장이 전날 사과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하토야마 씨와의 만남 때 나온 말이므로 코멘트를 삼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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