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 에콰도르에서 오후 3시에 현지어로 오후 인사 대신 아침 인사
문 대통령, 3월 말레이시아에서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낮에는 밤 인사
국빈급 예우 받는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아침과 오후를 혼동한 연설...한국 외교의 현주소
한 개인의 실수 차원이 아닌 ‘외교 라인’에 문제 있다는 지적

이낙연 국무총리. 5월 6일 오후(현지시간) 에콰도르 마리스칼 수크레 국제공항
이낙연 국무총리. 5월 6일 오후(현지시간) 에콰도르 마리스칼 수크레 국제공항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참사' 수준의 연이은 말실수에 이어 이낙연 총리도 해외 순방 중에 인사말 실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조선일보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중남미 해외 순방 당시 남미 에콰도르에서 현지어 인사를 잘못하는 외교 실수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총리는 당시 오후 3시경 개최된 행사에서 현지어(스페인어)로 아침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3월 문재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때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를 했고, 낮에 밤 인사를 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두 달 사이에 외교부의 의전 실수를 넘은 ‘외교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이 총리는 5월 7일 에콰도르 방문 중 오후 3시경 수도 키토시(市)의 콤파니아 데 헤수스 성당에서 열린 '행운의 열쇠 증정식'에 참석했다. 오토 손넨올스네르 부통령과 키토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우리시오 로다스 시장으로부터 외국 정상급에게 수여되는 행운의 열쇠와 명예 시민증(귀빈 증서)을 받았다.

이 총리는 연설에서 스페인어로 "부에노스 디아스(Buenos días)"라고 말했다. 부에노스 디아스는 아침 인사로, 오후 인사는 '부에나스 타르데스(Buenas tardes)'다. 오후 3시에 아침 인사를 하면 현지인들이 어색하게 느낄 수밖에 없고, 국빈 대우를 받는 총리가 이런 실수를 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가적 망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당초 오전에 예정됐던 ‘행운의 열쇠 증정식’ 행사가 오후로 연기됐는데, 연설 담당자가 미처 연설문 원고를 고치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초급 외교관도 아닌 총리가 하는 연설에서 인사말 오류는 한 개인의 실수 차원이 아니라 ‘외교 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재국에 상주하는 대사나 공사가 이와 같은 실수를 해도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외교 상식인데 국빈급 예우를 받는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아침과 오후를 혼동한 현지어 인사말을 했다는 사실이 한국 외교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한편 진성호 前의원은 14일 '진성호 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오슬로에서 망신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북유럽 3개국 순방 중 오슬로 대학에서 트럼프-김정은의 조속한 만남을 촉구했지만 수 시간 뒤, 트럼프는 북한 비핵화 문제 관련 김정은과의 만남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잦은 ‘외교적 결례’에 대해 강경화 외교장관은 “외교부 아픈 실수”이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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