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안정자금 부적격자에게 500여억원 잘못 지급돼... 대통령 1호 지시인 일자리 위원회 ‘졸속행정’
일자리안정자금 부적격자에게 500여억원 잘못 지급돼... 대통령 1호 지시인 일자리 위원회 ‘졸속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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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1호 지시로 출범된 일자리 위원회서 일자리안정자금 500여억원 잘못 지급해
노동부 "안정자금 지원 대상자라고 거짓 신고해도 우리로선 진위 가릴 방법 없다"
정부는 부정수급 없도록 더 강화하겠다는 말 뿐
일자리위원회 전현직 부위원장들 휴무일에 쓴 업추비만 482만원... 전부 간담회 용도라 해명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 홍보(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내놓은 일자리안정자금 중 500여억원이 부적격자에게 잘못 지급돼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소상공인과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책은 처음부터 부실정책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정작 지원대책을 받아야 하는 소기업들은 4대 보험료 부담 때문에 일자리안정자금을 거부하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무리한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부작용 등을 막기 위해 억지로 도입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다 전달체계에서 문제점까지 드러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주도성장을 이끌고자 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늘어 소비가 위축되고 시장은 무너졌다. 이때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막아보겠다며 2018년 1월 정부가 응급처치로 내놓은 게 일자리안정자금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에게 지원금을 주며, 지난해는 2조9700억원의 예산 중 2조5136억원이 집행됐다. 올해 예산에도 무려 2조8200억원이 편성됐다. 자금을 집행하는 일자리위원회는 문 대통령의 제1호 업무지시로 출범했다.

그러나 졸속행정을 벌였다. 12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노위 소속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총 553억6100만원의 일자리안정자금이 부적격자에게 지급된 사실이 고용부 자체 점검을 통해 적발됐다.

지난해 10월 환노위 국감에서 질의하는 자유한국당문진국 의원(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10월 환노위 국감에서 질의하는 자유한국당문진국 의원(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사업장 총 265곳을 점검해 155개 사업장에서 부정수급 사례(1억400만원)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안정자금을 허위 신고해 지원비를 챙긴 6곳의 사업장에는 지원비를 포함 5배의 제재부가금을 부과했다. 당시 노동부는 “이번에 적발된 부정수급액이 전체 지급액 1조2000억원의 0.01% 미만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정자금 지원비 중 58퍼센트의 혈세가 잘못 지급돼 위원회가 허술하게 운영됐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당에선 “샘플조사에서 나온 부정 건수가 그 정도면 전수조사를 하면 부정 사례가 엄청날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 한국당 문진국 의원은 지난 1월 일자리안정자금 지급 실태의 문제점을 포착하고 노동부에 자금 운영 실태를 질의했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4월 합동점검반을 꾸려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 사업주 본인, 사업주의 배우자와 친인척 등 일자리안정자금의 지원 대상이 아닌 사람에게 돈이 나간 사례가 2만709명에 달했다. 이들에게 총 229억8100만원이 잘못 지급됐다. 월급 230만원 이상을 받는데도 안정자금을 받은 사례도 2만4428명이나 됐다. 이들에게는 총 223억8200만원이 지급됐다. 이미 일을 그만둬 지원 대상이 아닌데도 안정자금을 받은 사례는 12만8550명으로, 총 액수는 약 100여억원에 달했다. 안정자금을 타내고자 허위로 신고해 지원비를 부정수급한 사업장은 247곳이 적발됐다. 여기서 2억 8800만원이 빠져나갔다.

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지급하는 데 부정수급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원 대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12일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발표한 개편 방안에서 “예산이 새는 곳 없이 꼭 필요한 곳에 지원될 수 있도록 부정수급 적발 등 사후 관리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책은 처음부터 부실정책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정작 지원대책을 받아야 하는 소기업들은 일자리안정자금을 거부했다. 보험료 부담 때문이다.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으려면 근로자가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산재보험은 전액, 나머지 3대 보험은 보험료의 절반을 사업주가 부담해야 해서 사업주는 안정자금으로 보험비를 내고 나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전부 짊어져야 한다. 사업주로서는 안정지금을 받는 대신에 보험 대상자가 아닌 저임금 근로자와 일하는 게 덜 부담되는 것이다.

또한, 정책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무리하게 지원 대상을 늘려 안정자금을 뿌린 탓에 회수하는 과정도 복잡해졌다. 고용노동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은 대부분 요건을 전산상으로만 검증하기 때문에 사후 검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원비를 받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월급인상이나 퇴사 등의 변동사항을 정부에 자진해서 알리지 않으면, 정부는 누가 부정으로 지원비를 받아 챙기는지 알 수 없다는 해명이다. 범죄자가 자백하지 않으면 경찰이 잡을 수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이용섭 前부위원장(좌) 이목희 現부위원장
이용섭 前부위원장 現광주시장(좌) 이목희 現부위원장(연합뉴스 제공)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들이 업무추진비(업추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일요신문은 2017년 6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일자리위원회에서 사용한 업추비 내역을 살펴본 결과, 부위원장들이 휴무일에 사용한 업추비 내역만 29건에 달했다고 했다. 2017년에는 크리스마스에도 간담회를 열었다며 약 23만원을 썼다. 이들이 휴무일에 쓴 업추비는 총 482만원으로 모두 간담회에 썼던 것으로 밝혀졌다. 초대 이용섭 전 부위원장은 약 9개월간 업추비로 약 3000만원을 사용했고, 지난해 4월 임명된 이목희 부위원장은 약 1년 동안 약 4400만원 사용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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