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실무협상 제의

 

공동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공동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한문제와 관련해 ‘잘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제재가 가동되고 있으므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한 전날(11일) 미국정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에 북한의 불법 석유 환적을 고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에 실무협상 재개를 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북한과 매우 잘 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군 유해가 송환됐고 어쨌거나 핵무기 시험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나는 김정은으로부터 매우 멋진 편지를 받았다”며 처음 집권했을 당시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북한과 관계가 매우 나빴지만 현재는 북한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5년 동안 나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북한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in no rush’ 3번, ‘in no hurry’ 1번 등 ‘서두를 것이 없다’는 표현을 네 차례나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김정은과의 3차 미북 정상회담 등 톱다운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면서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등 실질적인 진전에 대한 담보 없이 북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올해 북한이 불법 해상 환적을 통해 대북제재 상한인 연간 50만 배럴을 초과한 정제유를 취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와 항의서한을 유엔에 제출했다.

북한이 지난해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연간 한도 50만 배럴의 7배가 넘는 양의 석유를 수입했고, 올해도 이미 70차례 이상의 불법 환적을 통해 상한선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북한이 2년 간 한도의 15배에 달하는 석유를 불법 수입하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서한에는 미국, 한국, 일본, 영국 등 26개국이 서명을 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과 실무협상이 준비돼 있다며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뉴욕을 방문 중인 사실도 확인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이후 미국 정부가 지난 1년간 근본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 북한관계의 변화”라며 “우리는 영속적인 평화 구축과 완전한 비핵화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 국무부는 북한과 실무 차원의 협상에 계속 관여할 준비가 돼 있으며, 그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전의 약속들을 향한 진전을 어떻게 이룰지에 대해 북한 측 대화 상대들과 계속해서 논의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무 차원에서 북한과 연락을 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 측과 진행 중인 대화에 대해 이 자리에서 언급한 적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또한 그는 비건 대표가 12일 뉴욕을 방문 중이라고 확인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뉴욕에서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미국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한반도 문제 당사국인 조태열 주유엔 한국대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역시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초청 대상에 포함됐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