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 최고'라던 중앙일보, '김정숙 여사의 버킷 리스트' 칼럼으로 청와대로부터 지적받고 머쓱
'언론자유 최고'라던 중앙일보, '김정숙 여사의 버킷 리스트' 칼럼으로 청와대로부터 지적받고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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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재 대표 "중앙일보야말로 文정권의 국가선동 기관으로 전락한 '친여(親與)언론'"

정규재 펜앤드마이크(PenN) 대표 겸 주필은 12일 김정숙 여사를 비판한 칼럼을 게재해 청와대로부터 정정요구를 받은 중앙일보야말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동지적 유대감을 가지고 국가선동 기관으로 전락한 '친여(親與)언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대표는 이날 6시 펜앤뉴스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 들어 '언론의 자유'가 진일보 했다고 정부를 칭찬했던 중앙일보가 김정숙 여사를 비판하는 칼럼으로 곤혹스런 처지 놓였지만 사실 중앙일보는 지난 탄핵정변 이후 국가선동 기관으로 전락한 문재인 정권의 언론이라며 지난 4일자 중앙일보의 칼럼을 소개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배명복 중앙일보 대기자는 전두환 정권에 비해 현 정권의 ‘언론 자유’가 진일보했다면서 “올해로 경력 35년 차인 기자 개인의 느낌으로는 요즘처럼 언론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자유롭게 비판하고 공격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언론 자유가 만개한 상황에서 언론 탄압과 좌파독재 운운하는 한국당은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라며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야당을 대놓고 저격했다. 

그러나 정 주필은 소위 민주화 이후 언론에 대한 권력의 압력은 눈에 보이는 폭력과 겁박이 아니라면서 배명복 대기자의 칼럼 내용을 비판했다. 권력의 편에 서면 안주할 수 있겠지만 오늘날 정권의 '언론 길들이기'는 그 반대편에게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돈줄을 끊고 개인으로서의 사회생활까지 사실상 틀어막는 식으로 끼리끼리 '눈에 보이지 않는 집단린치'를 가한다는 것이다.

정 주필은 이를 외면하고 현 정권의 '언론 자유'를 찬양한 35년 차 대기자가 같은 언론사 논설위원이 청와대로부터 받는 압박을 어떻게 변호할지, 그리고 중앙일보는 회사 차원에서 이를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보자고 총평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현 정권으로부터의 ‘언론 자유’를 과시하던 중앙일보가 머쓱한 모양새다. 청와대가 김정숙 여사의 해외 순방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11일자 중앙일보 칼럼에 즉각 '정정보도'를 요청하며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남정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11일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25개월간 19번 출국했다”면서 “하지만 웬일인지 유독 관광지를 자주 찾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숙 여사의 해외순방 동행과 작년 말 혼자 전용기를 타고 인도에 다녀온 일을 지적했다. 실제로 김 여사의 당시 인도 순방은 갖가지 구설수에 올랐다.

남 위원이 “김 여사는 바로 넉 달 전 문 대통령과 인도에 간 적이 있다”면서 김 여사 단독 순방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청와대가 해명했던 김 여사와 이희호 여사와의 비교도 전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며 문제 제기한 것이 청와대의 심기를 결정적으로 거스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11일 한정우 부대변인 명의로 ‘중앙일보 칼럼의 정정을 요청합니다’라는 장문의 반박문을 내며 중앙일보를 압박했다. ‘정중히 요청’도 아니고 ‘엄중히 요청’한다며 중앙일보를 겨냥한 것이다. 청와대가 개별 칼럼 하나를 상대로 이렇게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가 개별 언론사의 논조가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하여 즉각 압력을 가하는 것은 그들이 그토록 부르짖던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토록 왼쪽으로 기운 ‘언론 운동장’도 성에 안차나. 이제 신문칼럼까지 통제하려드나”라며 “만일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것만 설명하고 해명하면 될 일이다”라고 청와대의 비민주적 언론통제에 반발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 인용 발언한 미국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의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라는 글귀까지 첨언했다.

권순활 펜앤드마이크 논설주간은 페이스북에 ‘칼럼까지 시비 거는 문재인 청와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 위원의 칼럼을 아무리 읽어봐도 이걸 갖고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하고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면서 “청와대가 ‘김정숙 여사’를 비판하는 듯한 칼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고도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정부라고 주장할 것인가”라고 정곡을 찔렀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아래는 논란이 되고 있는 남정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칼럼 전문과 청와대의 정정 요청문이다.

[남정호의 시시각각]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

노르웨이 서해안엔 베르겐이란 그림 같은 도시가 있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새파란 바닷물이 넘실대는, 세계 최고의 절경이라는 송네 피오르의 심장부다. 누구든 이곳에 오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기 마련이다. 바로 여기가 모레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갈 곳이다. 명목은 노르웨이 발주로 대우조선이 건조한 2만6000톤급 군수지원함 ‘모우호’ 승선. 이 나라 최대 군함이라지만 조선 강국 한국으로선 그리 특별하진 않다. 대우조선은 이미 3만7000톤급 군수지원함 4척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한 적이 있다.

어쨌거나 문 대통령 부부는 배에 올라 피오르의 비경을 접할 거다. 이후 이들은 10㎞가량 떨어진 ‘그리그의 집’에 간다. ‘솔베이지의 노래’로 유명한 노르웨이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가 살던 아담한 2층 건물로, 이젠 기념관이 됐다. 노르웨이 정부는 문 대통령 부부를 위해 여기서 음악회를 열어준다. 청와대가 밝힌 노르웨이 방문 목적은 “양국 관계 증진, 한반도 평화, 친환경 경제, 조선·해양 분야 등에 대한 협력 논의”였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 이틀뿐인 공식 일정 중 하루를 이 풍광 좋은 베르겐에서 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25개월간 19번 출국했다. 빈도로는 5년간 49번으로 가장 많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 하지만 웬일인지 유독 관광지를 자주 찾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김정숙 여사는 딱 한 번 일본 당일 출장을 빼곤 18번의 해외 나들이 때마다 동행했다. 작년 말엔 혼자 인도에 갔다. 이 과정들에서 찾아본 명소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인도의 타지마할과 후마윤 묘지, 체코의 프라하, 베트남의 호이안,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등. 죄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세계 최고 관광지다.

이에 대해 야당에선 “부부동반 세계일주하냐” “김 여사 버킷리스트가 있지 않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체코 대통령이 없던 때라 왜 갔는지 모를 프라하 방문도 버킷리스트로 설명하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은 개운치가 않았다. 청와대는 “인도 총리가 허왕후 공원 착공식의 한국 대표로 공식 초청했다”며 “2002년 이희호 여사가 혼자 방미한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바로 넉 달 전 문 대통령과 인도에 간 적이 있다. 남편이 일하는 사이, 인도 정부는 그를 세계적 유적인 후마윤 묘지로 안내했다. 당시 김 여사는 “시간이 없어 타지마할의 전신인 이곳에 왔다”며 “다시 오면 타지마할에 꼭 가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인도 총리 요청으로 가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인도 대사관은 “한국 측이 김 여사를 대표단 대표로 보낸다고 알려와서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어쨌거나 초청 과정도 그렇지만 일정도 별났다. 청와대가 언급했던 이희호 여사 사례와 비교해 보자.

# 2002년 4월 이 여사는 유엔 아동특별총회 대표단 대표로 방미했다. 전용기 대신 민항기를 탔다. 첫날 테네시주로 가 인권상을 받았다. 그리곤 둘째 날부터 유엔 회의에 참석해 넷째 날까지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인사들을 만났다. 그리곤 다섯째 날 귀국했다.

# 지난해 11월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 전용기 2호기로 인도에 갔다. 첫날은 밤에 도착해 둘째 날 총리 등을 면담했다. 셋째 날은 허왕후 공원 착공식 및 인도의 최대 축제 ‘디왈리’에 갔다. 그리곤 넷째 날 타지마할 관광 후 귀국했다.

물론 전임 대통령 부부들이라고 관광지에 안 간 건 아니다. 상대국이 초청한 일정도 있었을 게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잦은 적은 없었다. 현재 북핵 문제는 풀릴 기미가 없다. 경제는 고꾸라지고 무역분쟁 중인 미·중은 서로 자기편을 들라고 압박한다. 그러니 “지금 유람할 때냐”는 비판이 안 나오게 노르웨이 일정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옳았다. 그곳에서 머잖은 헝가리에선 지금도 유람선 사고 실종자 수색에 여념이 없지 않은가.

<중앙일보 칼럼의 정정을 요청합니다.>

6월 11일자 중앙일보 <남정호 칼럼>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옳지 않은 시선에서 나열한 ‘사실왜곡’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외교상 방문지 국가의 요청과 외교관례를 받아들여 추진한 대통령 순방 일정을 ‘해외유람’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최초로 국빈 방문을 하게 된 상대국에 대한 심각한 외교적 결례이며,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노르웨이 베르겐 방문일정은 모두 노르웨이의 요청에 따라 결정된 것입니다. 수도 오슬로 이외 제2의 지방도시를 방문하는 것은 노르웨이 국빈방문의 필수 프로그램입니다. 노르웨이의 외교관례입니다. 2017년 아이슬란드 대통령도 베르겐을 방문하였고, 2018년 슬로바키아 대통령도 베르겐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베르겐 방문은 노르웨이 국빈방문 일정의 거의 대부분을 동행하는 국왕의 희망이 반영된 것입니다. 노르웨이측은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군 함정 승선식을 우리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희망하였습니다. 아울러 중앙일보가 ‘모우호’라고 언급한 군수지원함은 ‘모드(MAUD)호’임을 밝힙니다.

중앙일보는 ‘그리그의 집’ 방문을 ‘양국관계 증진’이 아닌 ‘풍광 좋은 곳에서의 음악회 참석’으로 폄훼합니다. 그리그의 집 방문 또한 노르웨이측이 일정에 반드시 포함해 줄 것을 간곡히 권고하여 이루어진 외교일정입니다. ‘그리그’는 노르웨이 국민들이 사랑하고 가장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베르겐 출신의 노르웨이 국민 작곡가임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중앙일보는 또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두고 ‘인도 총리 요청으로 가는 것처럼 발표했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김정숙 여사의 대표단 인도 방문은 인도 모디총리가 한-인도 정상회담 계기에 대표단 참석을 요청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 고위 인사 참석을 희망해옴에 따라 성사된 것입니다. 허위의 사실을 기반으로 김정숙 여사를 비방한 것입니다. 중앙일보는 김정숙 여사의 일정을 소개하며 둘째날 총리 면담, 셋째날 허왕후 공원 착공식 및 디왈리 축제, 넷째날 타지마할 관광 후 귀국만을 언급했습니다. 당시 김정숙 여사는 스와라지 외교장관 접견, 사비타 대통령 영부인 면담, 뉴델리 학교 스타트업 시연현장 방문, 우타르프라데시주 주총리 면담 등의 공식일정을 수행했습니다. 이런 일정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지적하며, 중앙일보측이 칼럼을 정정해 줄 것을 엄중히 요청합니다.

2019년 6월 11일

청와대 부대변인 한정우

인도 순방 중인 김정숙 여사
인도 순방 중 후마윤 묘지 둘러보는 김정숙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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