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때 국정화 추진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의열단을 독립운동 中 하나로 소개"
"당시 왜 문제 제기 하지 않았나...한국당, 文대통령 발언에 대한 정치공세 중단해야"
일각,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역사적 사실' 교과서 실은 것과 김원봉을 '국군뿌리'로 인정한 발언 동일선상?
김원웅 광복회장도 논란의 발언..."독립유공자였으면 독립운동기간 평가하면 되지, 그 이후 설명하는것 말 안돼"
주익종 "김원봉 서훈해주면 '독립운동 한 김일성은 왜 안 되느냐'는 그런 얘기 나오게 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左), 김원웅 광복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左), 김원웅 광복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청와대가 지난 10일 "(김원봉은)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 조항상 서훈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지 불과 이틀 만에 "박근혜 정부 때 국정화를 추진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의열단을 독립운동 중 하나로 소개하며 김원봉 주도의 결성을 강조했다"고 주장하며 '김원봉 논란'에 불을 붙였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12일 당 확대간부회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 차원에서 제작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최종 결재본을 근거로 이같이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당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무총리이던 시절로 이 교과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당 정부가 추진하고 황 대표가 총리로서 직접 고시·확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의 김원봉 관련 현충일 추념사를 문제 삼는 한국당이)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역사 교과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때 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나"라며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정치공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박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원봉이 의열단 결성을 주도해 독립운동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교과서에 실은 것을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하신 호국영령들을 추모해야 할 현충일에 6.25 남침으로 김일성에게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로 인정한 발언과 동일선상으로 취급하는 것이 말이 되냐는 것이다.

범여권 인사로 분류되는 김원웅 광복회장도 같은 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두고 "(문 대통령의) 역사 인식을 공유한다"며 "독립유공자였으면 독립운동 기간의 활동을 평가하면 되지, 그 이후까지 설명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김원웅 회장은 보훈처의 심사 기준에 따라 김원봉을 서훈하기 어렵다는 지적엔 "냉전적·민족분열적인 의식을 제도화시킨 것이라 잘못된 법이고, 개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회장의 '독립유공자였으면 독립운동 기간의 활동을 평가하면 된다'는 설명대로 김원봉을 서훈한다면 북한 김일성도 서훈 대상이 된다. 김일성 역시 일제 시대에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주익종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지난 7일 펜앤드마이크 '펜앤 긴급인터뷰'에 출연해 "김원봉을 서훈해주면 '독립운동 한 김일성은 왜 안 되느냐'는 그런 얘기가 나오게 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긴다거나 하면 남북 연방제로 아주 스무드하게 가려는 그런 노림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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