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외교부 발언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 있어 부적절했다' 비판
文정권, '아마추어 외교'로 韓美동맹 파탄?...韓-美, 北비핵화 방식 두고 또다시 '엇박자'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北의 FFVD 달성 위한 노력에 있어 긴밀한 조율"

문재인 대통령(左),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외교부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다자간 국제회의에서 "안보현실을 고려한 가운데 핵군축이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국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되는 '핵군축·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장관급 회의'에서 핵군축에 대해 "개별 국가의 안보 현실을 고려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기존 핵보유국의 핵군축에 해당하는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북한이 핵군축 협상을 주장하고 있기에 향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라며 외교부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북한은 스스로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핵군축을 요구하고 있다. 북핵 해법과 관련,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요구하고 있고 우리 정부는 '점진적, 단계적 비핵화'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핵 시설 즉각 폐기와 한미일 3각 공조를 통한 북핵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6월 말 방한을 두고 "두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며, 북한의 FFVD 달성을 위한 노력에 있어 긴밀한 조율을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단계적 해법을 선호하는 외교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볼 소지가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비핵화 상응 조치로 대북제재 완화는 물론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부의 잇단 엇박자 행보는 미국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한미 동맹 균열은 여기저기서 확인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화웨이 보이콧의 한국 참여, 한·미·일 3자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이 중국의 눈치를 봐 외교 노선을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노골적인 반일(反日) 프레임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미국 조야(朝野)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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