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두고 "김원봉 서훈 불가"라는 '만기친람' 청와대...文 '국군 창설 뿌리'에 여론 나빠져 발빼
보훈처 두고 "김원봉 서훈 불가"라는 '만기친람' 청와대...文 '국군 창설 뿌리'에 여론 나빠져 발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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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세부 규정까지 거론하며 文 현충일 발언서 발 빼...최근 자료 받아 '법률 검토' '인터넷 여론 탐색'도 해
실무기관 두고 입장 내며 '만기친람'식 정치 이어..."책임지는 사람 보이지 않는 이유는 靑 간섭 때문"
김원봉 서훈 추진 이어질듯... 김용삼 "김원봉, 대한민국 건국 아닌 북한 건국 앞장서...文의 미화찬양 특별한 이유 있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김원봉 독립유공자 서훈’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라고 했다가 ‘말 바꾸기’를 한 것을 차치하고라도, 독립유공자 서훈에 관여할 수 없는 청와대가 입장을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국가보훈처의 독립 유공자 포상 심사 기준 8번 항목을 보면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 및 적극 동조한 것으로 판단되거나 정부 수립 이후 반국가 활동을 한 경우 포상에서 제외한다(고 돼 있다)”며 “이 조항 때문에 김원봉 선생은 서훈, 훈격 부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유공자 실무기관이 아닌 청와대가 세세한 조항까지 따져가며 끼어든 셈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현충일 발언 전후로, 보훈처에서 김원봉 서훈과 관련한 자료를 받아 법률 검토와 인터넷 여론 탐색까지 했다고 한다. 반대 여론이 만만치않자 뒤늦은 진화에 나선 셈이다.

이 관계자는 또 “그런데 마치 이것을 바꿔서 뭘 할 수 있다든가, 보훈처가 알아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정부와 청와대, 보훈처 방침도 규정에 의해 판단한다. 이것을 당장 고치거나 할 의사도 없고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라며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단체가 개별적으로 기념사업을 할 수는 있으나 정부가 관여하고 지원하는 바는 없다”고도 해명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만기친람(萬機親覽・임금이 온갖 정사(政事)를 친히 보살핌)’ 식 끼어들기는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이날 서훈 관련 발언 역시, 유공자 서훈 담당처인 국가보훈처를 두고 청와대에서 직접 조항까지 언급하며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김병준 당시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민연금과 교육정책 등을 비판하며 “책임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결국 청와대가 모든 것을 간섭하고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청와대가 만기친람할 것이 아니라 기관장들이 책임을 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도 한 바 있다.

김원봉(左)과 김일성(右). (사진=한국학중앙연구회)
김원봉(左)과 김일성(右). (사진=한국학중앙연구회)

여론 눈치를 보며 잠시 발을 뺐지만, 청와대와 여권이 김원봉 서훈 추진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말 바꾸기’를 했던 이날, 국방부는 김원봉 활동을 군 연혁에 넣자는 제안을 두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부분이라면 어느 정도 기록 필요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공영방송과 각 지자체 등에서도, 김원봉을 비롯한 광복 전후 좌익 활동가들에 ‘독립운동가‘라는 미명만을 붙여 호도에 나서고도 있다.

김원봉은 일제 당시 무장독립운동을 하다, 북한 정권 출범에 기여해 최고인민위원회 대위원까지 지낸 ‘김일성의 오른팔’이다. 근현대사 전문가인 김용삼 펜앤드마이크 대기자는 7일 칼럼에서 “김원봉은 독립운동 과정에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그가 선택한 길은 결코 성공을 담보한 길이 아니요, 역사를 후진시킨 원동력이 됐다”며 “(김원봉은) 대한민국 건국이 아닌 북한 건국에 앞장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험천만한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걸은 김원봉을 미화찬양할 수밖에 없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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