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기념사 두고 '내로남불' 비판 쏟아져...'보수세력을 불태워야' '독재자의 후예' 등 본인 발언 다 잊어
6.25 전사자 추모해야 할 현충일에...'北 6.25 훈장' 받은 김원봉, '국군 창설 뿌리'로 인정하기도
이해찬은 한국당 향해 "도둑놈들"...이인영은 태극기 시민을 '가짜', '극우'로 폄훼
민주당 의원들 '막말'은 놀라운 수준...홍익표 수석대변인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게 '귀태'라는 '극언'
표창원 민주당 의원, 국회에서 박 대통령 나체화 전시회 열어 '모욕'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10 민주항쟁 기념사에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로 골라 사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미덕"이라고 주장했다.

북유럽 3개국 순방 길에 오른 문 대통령은 10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민주주의는 대화로 시작되어 대화로 끝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를 두고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 본인부터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18일 광주 5.18 기념식에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향해 "독재자의 후예"라는 '좋지 않은 말'을 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6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하신 호국영령들을 추모해야 할 현충일에 6.25 남침으로 김일성에게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로 인정했다. 현장에서 추념사를 듣고 있던 6.25 전사자 유가족들의 심정이 어땠을 지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문 대통령은 현충일을 이틀 앞둔 지난 4일에도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유가족들에게 북한 김정은의 사진을 담은 홍보자료를 배포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바 있다.

북한의 도발로 발생한 전쟁에 의해 희생된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가해자' 김정은과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을 전달한 것이다. 당시 청와대 초청 오찬에 참석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한상국 상사 아내 김한나 씨는 "황당하고 말문이 막혔다"며 "사진을 보고 도저히 밥을 먹을 수 없었다"고 했다.

김한나 씨는 또 "김정은의 사진이 담긴 자료를 나눠준 의도가 궁금하다"며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홍보자료를 각 유족들에게 나눠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개탄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전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 2016년 11월에도 '막말'을 했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자유 우파 세력을 향해 "국가권력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아온, 경제를 망치고 안보를 망쳐온 가짜 보수 정치세력을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 버리자"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변' 시국에 편승해 '극언'을 했던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左), 이인영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左), 이인영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의 '좋지 않은 말' 즉, 소위 '막말'은 한 술 더 뜬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대치 정국에서 한국당을 향해 "도둑놈들"이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아울러 같은 달 한국당을 비롯한 자유 우파 세력을 '극우'로 깎아내리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겨 지금 이른바 극우파, 보수파들이 하는 차별과 혐오 이런 부분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조선시대 정조대왕까지 거슬러 올라가 "정조대왕 이후 세 분의 대통령(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빼놓고 모두 일제강점기거나 독재거나 극우적 세력에 의해 이 나라가 통치돼 왔다"고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 역시 지난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당 몇몇 의원들의 '논란'의 발언에 대해 "광화문 '가짜 태극기 부대'들의 언동을 한국당으로 옮겨놓고, 거기에 취해 이런 막말 퍼레이드가 일어난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변' 이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스팔트 위에서 투쟁하고 있는 태극기 시민들을 '가짜'로 싸잡아 모욕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의 태극기 시민들 '모욕'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월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한국당의 극우화 경향은 족보가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극우정치는 박근혜 탄핵에 극렬하게 맞섰던 이른바 '가짜 태극기 세력'들의 정치적인 포악성에 근거해 시작됐다.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이를 정화하면서 제도권에서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대로 여과없이 받아들여 한국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우정치가 공당의 심장에 똬리를 틀었다"고 했다. 태극기 시민들을 '극우'로 폄훼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극우'라는 표현을 10번이나 사용하기도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左), 양승조 충남지사(中),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左), 양승조 충남지사(中),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금 더 과거로 시간을 돌려보면 입에 담기도 힘든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13년 7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현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향해 '귀태(鬼胎)'라는 막말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켰다. 홍익표 대변인은 당 정책회의가 끝난 뒤 열린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의 구절을 인용해 "만주국의 귀태(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홍 대변인에게 취해진 조치는 겨우 '대변인 사퇴' 였다.

2013년 12월 당시 양승조 민주당 의원(현 충남도지사) 역시 도 넘은 막말을 해 암살로 부모님을 모두 잃은 박 대통령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그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 대통령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을 힐난했다. 양승조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를 무기로 공안 통치와 유신통치를 했지만 자신이 만든 무기로 인해 암살당할 것을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국민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했다.

망언은 아니지만,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박 전 대통령을 모욕한 적이 있다. 2017년 표창원 의원실 주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 걸렸다. 해당 그림에는 알몸상태로 침대에 누운 박 전 대통령의 곁에 최순실 씨가 서 있고 이들 뒤에 세월호가 가라앉는 모습이 묘사됐다.

여론도 들끓고 있다. 현재 한 포털사이트 관련 기사에는 1000여 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대부분 문 대통령을 성토하는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언행불일치"라고 짧게 일침을 가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맞아요 좋은 말 씁시다. 그러니 좋은 말 할때 물러나시라고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