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최근 국제유가는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 주요국 경기 관련 심리지표 부진 등으로 원유수요 둔화 우려"
원유생산 감소 등의 공급 차질 발생하면 국제유가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 커

한국은행은 최근 급락하고 있는 원유(crude oil)의 국제가격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9일 공급 측면에서 위험요인이 있지만 미국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과 멕시코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정치적 이유로 계속해서 높이면서 원유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에 국제유가 급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는 9일 자체 보고서인 '해외경제 포커스'를 공개했고 보고서 세부항목 중 하나인 '최근 해외경제 동향'에서 국제유가 변동을 예측했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경제부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제유가는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 주요국 경기 관련 심리지표 부진 등으로 원유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지난 4월 말 배럴당 72.1달러였던 두바이유는 이달 4일 59.6달러까지 떨어졌고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된 데다 유럽, 중국 등 주요국 경기지표가 부진해 앞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원유 수요가 부진해지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고 그 이유로는 미국과 중국, 멕시코의 정치적 갈등을 언급했다. 한국은행은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최근 미국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드러내고 있다"고 보고서에 적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가 불법이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오는 10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멕시코산 제품에 5%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후 7월부터 10월까지 매월 5%포인트씩 관세율을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멕시코 등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원유 소비를 줄이면서 국제유가 급락을 견인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국제유가 급락의 또다른 도화선이 되고 있다.

미국이 이끌어가는 국제경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고 이는 주요국 경기 관련 심리지표를 부진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행태를 보이게 되고 원유 선물시장의 투자자금 유입 규모를 축소시켜 결국 국제유가 하락을 견인한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지금의 급락을 멈추려면 원유 생산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벌어져야 한다. 공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닌 상황이라고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非OPEC의 수장인 러시아와의 감산 합의가 계속해서 연장 및 실천되거나, 중동지역의 군사긴장이 고조된 상황 하에서, 아니면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원유 생산공정이 퇴화된 산유국들에서 원유생산이 줄어드는 등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되거나 급락세가 멈출 수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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