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편에 서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 직면할 것
중국 당국이 주최한 모임에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경제 압박을 견디다 못한 중국이 글로벌 기업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정책에 협조하지 말라고 협박을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불편한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가 현지시간으로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직접 글로벌 기업들을 모아놓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dire consequences)에 직면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HUAWEI)에 대해 거래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뿐 아니라 화웨이 장비에 대해서는 동맹국들에게도 사용을 지양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다수의 동맹국들이 이에 따르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한국은 미국의 대표 동맹국 중 하나지만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아직 화웨이 사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에게 협박을 하겠다는 발상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와 상무부, 산업정보부 관계자들이 해당 모임에 참석한 것을 감안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임에 대한 단순 인지 수준을 넘어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까지 있어 보인다.

한편, 중국이 불러모은 기업들에는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 등도 포함됐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델, ARM 등은 중국 공산당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사실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와 기업에 반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고 요구한데 이어 중국도 한국 기업들에 압력을 넣으면서 국내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최근 우리 기업에 대해 중국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라며 반훼웨이 전선에 동참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비율이) EU(유럽연합)는 약 40%, 인도네시아는 70~80%다. 그만큼 조건이 좋고 저렴하고 기술이 좋다는 것은 다 알지만, 우리 5G네트워크는 (화웨이) 사용이 10%미만”이라며 미국측의 요구를 회피하려는 듯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최근 외교부 관계자는 “기업 간 의사결정에 정부가 일일이 개입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어 결정의 책임은 대기업들에게로 넘어갔다.

 

윤희성 기자 unilf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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