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특별법 통과・중견기업연합회 법정단체화 두고 민주당에 "고맙다"는 의도...큰절 하고 나선 정책건의서 전달
큰절 후 건의서 전달한 데 두고 "조선시대에도 상소 올릴 때 큰 절 했다" "요즘 상태 보면 조선 말기" 등 비판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가운데)이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로 넥센중앙연구소 넥센그라운드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건의서를 전달하기에 앞서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큰 절’을 올렸다. 앞선 중견기업 특별법 통과와 중견기업연합회의 법정 단체화를 두고 민주당에 ‘감사하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7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넥센 중앙연구소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몇몇 의원들이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 통과와 중견기업연합회 법정단체화를 야당 시절부터 챙겨줬다며 이 대표에 큰 절을 했다.

큰 절을 하고 나선 “중견기업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지 6년, 중견기업연합회가 법정단체가 된지 5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 중견기업들은 정책과 법·제도 때문에 많이 정체돼있었다”며 “중소벤처기업부도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워서 보내야 하는데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중견기업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해 성장하지 못했다는 식이다. 강 회장은 발언을 마친 뒤 정책 건의서를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

큰절을 한 강 회장에, 이 대표도 “우리나라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주로 재벌한테 여러 혜택이 주어져서 재벌 위주로 경제가 발전하고 (재벌에) 납품하는 협력업체가 성장해왔는데, 중견기업이 튼튼하게 발전해야 한다”며 “중견기업이 튼튼해야 안정적인 발전을 한다. 유럽엔 재벌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고, 중견기업이 아주 많아 중견기업이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역량을 발휘한다”고 했다. 유럽에 즐비한 대형기업들을 ‘중견기업’이라 부른 것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그 동안 경제정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심이어서, 중견기업의 역할을 확장하는 부분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거들었다.

일부 자유우파 시민들은 강 회장과 이 대표의 행동이 ‘이조시대’에나 적합한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한 시민은 페이스북에, 강 회장이 이 대표에게 정책 건의서를 전달하기 전 큰 절을 한 점을 두고 “조선시대에도 상소 올릴 때 큰 절 했다. 한국은 그냥 왕조로 돌아가도 시중에 백성 마인드가 충만해 별 문제가 없을 듯”이라는 글을 남겼다. 댓글을 단 시민들도 “요즘 대한민국 상태를 보면 조선 말기로 돌아간 것과 마찬가지” “이러고도 민주주의 하겠다고 하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시대가 거꾸로 흘러간다” “다들 웃고 있는데 절하는 사람은 속으로 울고 있을 것” 등의 반응이었다.

이날 언급된 ‘중견기업특별법’은, 정부가 정한 ‘중견기업’ 조건에 들어맞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2014년 7월 통과돼 2017년 7월26일부터 시행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예산이나 지원방안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강 회장의 앞선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나 언론사・금융기관을 제외한 매출 1500억원 이상, 자산 규모 5조원 미만의 기업들이 ‘중견기업’에 해당한다. 국내에 이를 만족하는 기업은 3000여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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