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는 친일 잔재' '독재자의 후예'로 논란 일으킨 靑 연설기획비서관실, '현충일 김원봉'도 썼나
'빨갱이는 친일 잔재' '독재자의 후예'로 논란 일으킨 靑 연설기획비서관실, '현충일 김원봉'도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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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사고와 관련, 헝가리에 다녀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를 받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현충일에 ‘북한 김일성의 오른팔’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 추념사 작성에 관여했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실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현충일인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두고 ‘국군 창설의 뿌리’라 지목하며,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 고 했다.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죽은 6.25 전쟁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에, 6.25 전쟁 당시 김일성으로부터 ‘조국해방전쟁 노력 훈장’까지 받은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뿌리’로 치켜세운 것이다.

대통령의 각종 기념식, 추도식 발언 등에는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실이 관여한다. 문재인 청와대의 현재 연설기획비서관은 지난 1월31일에 임명된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50)이다. 당시 진행된 청와대 참모 인사는 ‘신 친문(新 親文) 인사에서 원조 친문 인사로의 돌려막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인사개편 이후에야 청와대에 입성한 오 비서관 역시,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선 두 차례에서 모두 캠프 인사로 활동한 ‘원조 친문’ 인사로 평가된다.

오종식 대통령 연설기획비서관실.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오종식 대통령 연설기획비서관실.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오 비서관은 1969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서 태어나 제주도에 있는 대기고등학교를 2회로 졸업한 뒤 고려대 언어학과로 진학했다. 1989년 대학에서는 북한 주체사상 등을 연구하고 따르는 것으로 알려진 NL계열의 고려대 조국통일위원회에서 회장(長)을 맡았다. 자유우파 지식인들은 “김원봉 격상 등의 사상적 배경이 마련됐을 것”이라 분석한다.

그가 정치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에서 노무현 당시 대선 후보 캠프에서 부터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뒤엔 청와대로 들어갔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을 맡았던 당시, 오 비서관은 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 등을 맡았다. 19대 국회에서 김태년 의원실 보좌관으로 근무하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소위 ‘광흥창팀(문 대통령 대선 캠프)’ 멤버로 활동도 했다. 문 대통령도 오 비서관을 기획실로 부른 뒤 4달여 만에 선임행정관(2급)에서 비서관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오 비서관이 연설기획비서관을 맡은 뒤 작성돼, 문 대통령에 읽혀진 연설문은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왔다. 오 비서관의 취임 한달여 뒤인 지난 2월25일, 문 대통령은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신(新) 한반도 체제’를 거론하면서 “여전히 남북관계와 북미(미북) 관계의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비판세력을 내놓고 비난했다. 이로부터 일주일가량 뒤인 삼일절 축사에서는 “빨갱이라는 표현과 색깔론은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 잔재”라며 국민 갈등을 부추겼다. 이어 지난달 18일 광주에서는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며 광주사태에 진실을 요구하는 여론을 ‘독재자의 후예’로 못박았다.

김원봉(左)과 김일성(右). (사진=한국학중앙연구회)
김원봉(左)과 김일성(右). (사진=한국학중앙연구회)

오 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실이 전반적으로 작성했을 현충일 추념사에는 지속적으로 비판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과 그 관료들이 대한민국 건국과 성립에 실질적인 역할을 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한 외교투쟁 독립운동가와 인촌 김성수를 비롯한 실력양성 독립운동가는 잊혀지게 하려는 행보를 보이면서, 무장 독립투쟁 이후 김일성을 도와 대한민국을 없애려던 인물들엔 찬양 일색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원봉 서훈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3월, 법무공단은 김원봉을 서훈과 관련한 질의를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뒤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당은 7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6.25 전쟁 중 대한민국 국군을 많이 죽인 대가로 김일성 최고 훈장을 받은 김원봉을 두고 ‘국군의 뿌리’라고 했다”라며 “대통령의 발언은 대한민국 정체성 파괴 ‘역사 덧칠하기’ 작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만 옳고, 남은 그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 분열 갈등유발이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고, 지난 4월 김원봉 서훈 추진을 막는 법안을 발의했던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도 같은날 “임기 내에 (국가보훈처) 심사기준을 고쳐서 김원봉 서훈을 추진하실 것인가”라고 문 대통령에 공개질의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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