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240명 청와대 영빈관 초청
초청자들에게 김정은-文대통령 환한 미소 짓고 있는 사진 포함된 홍보자료 배표
오찬 초대받은 김한나 씨 "황당해서 밥도 못먹어...靑 의도 궁금하다"
김재권 씨 "내가 전달한 브리핑 내용 중 '북한 사과 요구' 내용을 靑에서 삭제"

출처-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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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25 전사자 유족, 천안함 피격 희생자 유족, 제2연평해전 희생자 유족 등 24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유가족들에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담은 홍보자료를 배포해 ‘유가족 모욕’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을 이틀 앞둔 4일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오찬 행사에서 6·25 전사자 유족 2명과 천안함 피격 희생자 유족 13명, 제2연평해전 희생자 유족 7명 등 240여 명에게 오찬 메뉴와 청와대 홍보자료를 배포했다.

홍보자료에는 대통령 취임사와 각종 행사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발언이 포함됐다.

그러나 청와대가 배포한 홍보자료에는 지난해 4월 백두산에서 김정은과 문 대통령이 손잡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과 지난해 9월 평양 방문 당시 문 대통령과 김정은, 김정숙 여사, 이설주가 함께 찍은 사진 2장도 포함돼 있었다.

북한의 도발로 발생한 전쟁에 의해 희생된 전사자 유가족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전쟁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은과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을 전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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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청와대 초청 오찬에 참석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한상국 상사 아내 김한나 씨는 “황당하고 말문이 막혔다”며 “사진을 보고 도저히 밥을 먹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한나 씨는 “김정은의 사진이 담긴 자료를 나눠준 의도가 궁금하다”며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홍보자료를 각 유족들에게 나눠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던 6·25 전사자 고 김재권씨 아들 김성택 씨는 오찬 행사에 전달된 자신의 브리핑 내용에서 청와대가 '북한 사과 요구'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씨는 문 대통령에게 “화해는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의 사과가 전제돼야만 한다"며 "(6·25전쟁 이후) 69년이 지나도 이처럼 사무친 원한이 깊은데, (북한의)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화해 없는 평화를 말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위선이고 거짓 평화"라고도 말했지만 이런 내용들이 청와대 브리핑에서 빠졌다고 전했다.

또한 김 씨는 "(청와대는) 내가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취지로 발표했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에게) 6·25전쟁, 천안함 피격 사건, 서해교전, 연평해전 등은 북한의 테러다. 이에 대한 사과 없이 (정부가) 평화를 주장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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