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의원 "화강석 섞인 콘트리트 빼라" 법안 발의해 논란
이정미 정의당 의원 "화강석 섞인 콘트리트 빼라" 법안 발의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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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의원 지난 27일 '포스코건설 라돈방지 법안' 발의...건설업계 난색 표하며 "라돈 검출량 기준부터 마련해야"
이정미 "외장재로 써야 할 화강석 등을 내장재로 쓰는 건 문제, 화강석 섞인 콘크리트도 금지 대상"
과학계도 "검출량 기준 없이 건설자재 규제부터 하려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27일 발의한 '라돈 블랙기업, 포스코건설 라돈방지법'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법 이름부터 특이하다. 국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하나인 '포스코건설'의 사명을 법안 이름에 올렸다. '라돈 블랙기업'이라는 부정적 프레임까지 붙였다. 개별 회사의 이름을 법안에 적시하고, 부정적 형용사까지 더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정미 의원이 발의한 ▲주택법 ▲공동주택관리법 ▲실내공기질관리법 ▲학교보건법 법안 중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주택법에 해당하는 '건설자재 규제' 항목이다. 이 의원은 법안을 발의한 지난 2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라돈(Rn) 차단을 위한 법안이다. 첫 째는 주택법 개정이다. 주택건설 시 라돈 방출 우려가 있는 건설자재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다"라며 입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규제 법안은 건설자재 중 '화강석'과 '화강석이 섞인 콘트리트'를 주된 금지 대상으로 삼았다.  

이 의원은 포스코건설이 동탄2신도시에 시공한 '더샵아파트'의 입주자들이 라돈 검출량을 들어 건설사에 개선 요구를 하는 과정에서 민원을 접수하게 됐다고 한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라돈 검출로 가장 문제가 되는 자재는 '화강석'이었다.

이 의원실은 "건설사 측에서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대리석 대신 브라질 및 중국에서 수입된 화강석을 썼다. 건설업자들이 외장재로 쓰이는 석재를 내장재로도 사용하여 실내 라돈 검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며 법안을 준비하기까지 "2000세대가 넘는 단지에서 200세대 정도가 문제를 제기했고 이중 10가구를 대상으로 라돈 검출량 측정을 수 차례 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화강석' 및 '화강석이 섞인 콘크리트'가 라돈 방출량을 높인 자재였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나아가 일부 언론은 '화강석'을 모두 제거한 아파트에서도 라돈이 검출되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KBS1 '추적 60분'은 이 의원실이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을 무렵인 지난 4월 19일 '끝나지 않은 라돈의 공포, 아파트를 덮치다' 편에서 아예 국내 시공사가 사용하는 콘크리트가 유해한 자재인 듯 보도했다.

콘크리트는 널리 알려진대로 '화강석'을 비롯한 다양한 암석들이 배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KBS는 콘크리트 자체의 라돈이 미량이더라도 건설사가 에너지 효율을 위해 밀폐율을 높이는 식으로 집을 짓기 때문에 실내 라돈 검출량이 증가하게 됐을 것이라 설명했다.  KBS 추적 60분의 설명대로라면 전세계 각지에서 건설됐거나 건설 중인 모든 콘크리트 건물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KBS1 '추적60분' 방송 캡처

'화강석'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이정미 의원실은 콘크리트 자체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화강석을 뺀 콘크리트'를 사용하라는 게 법안의 취지임을 본지에 밝혔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이 의원실이 예고한 규제 법안을 시기상조라며 비판했다. 우선 라돈 관리 기준과 이에 관련한 건축 법령 자체가 전무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의원실의 입법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자재부터 규제할 게 아니라 라돈 방출량 또는 검출량에 대한 합리적 절차에 따른 과학적 기준 제시와 정부의 관련법 마련이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규제 입법에도 선후가 있다는 탄식의 목소리였다. 

라돈에 대한 세간의 공포심은 비단 이번 포스코건설 아파트만을 이유로 확산된 것은 아니다. 각종 생활용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되었다는 언론의 연이은 보도가 대중의 공포심을 조장한 면이 적지 않다.

김광표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라돈 논란에 대해 "자연에 있는 모든 물질에는 지구 생성 시부터 존재해오던 자연방사능 물질이 있다. 라돈은 우라늄 계열 핵종의 라돈(Rn-222)이 있고 토륨 계열 핵종의 라돈(Rn-220)도 있다. 이 방사능물질들은 생성된 이후 시간이 흐르며 '반감'되는데 그 차이가 있다. Rn-222의 반감기는 3.8일이고 Rn-220의 반감기는 56초로 매우 짧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Rn-222에 대해서만 방사선 피폭을 우려하게 된다. 이는 잠시 환기만 해도 그 농도가 크게 낮아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지금 문제가 되는 라돈(Rn)의 유해성은 일상에서 미미한 정도라는 것이다. 

이어 김 교수는 "지난번 라돈 침대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모나자이트(Monazite)는 자연방사능 물질인 토륨을 매우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를 건설자재로 쓴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일반인들이 평소에도 접할 정도로 흔히 알고 있는 여타 암석들은 우려할 피폭 수준이 아니기에 법적 규제부터 하려는 건 신중해야 할 문제"라 덧붙였다. 모든 암석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자연방사능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석재를 쓰더라도 라돈이 방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관건은 라돈의 인체 유해성 입증과 이를 토대로 한 건축법 마련 절차이다. 김 교수는 "라돈에 대한 역학 연구는 대부분 지하에서 일하는 광부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건축물의 경우 대부분 농도 측정이었다. 미국 관련청의 규정은 148Bq인데 이는 현재 '다중이용시설'에만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 가정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서둘러 건축 자재에 대해서부터 강제로 규제하려는 시도에 당혹스러움을 표명했다.

이정미 의원실도 6월 말 환경부 및 국토부에서 발표할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규제 법안 마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당부가 계속 나오는 이유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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