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철저 수사' 하명한 김학의, 곽상도, 장자연 사건 죄다 '무혐의'
文대통령 '철저 수사' 하명한 김학의, 곽상도, 장자연 사건 죄다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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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행 무혐의...뇌물 수수만 적용돼
버닝썬 사건, 靑민정실 출신 윤모 총경 수사는 지지부진...몰카 연예인 둘만 구속기소
장자연 사건, 10년 가까이 지나서 再수사, 13개월 간 파헤쳤지만 드러난 것 없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제공]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진실 규명'을 하명한 사건들이 죄다 무혐의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진실 규명을 지시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와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고위 인사 수사외압 혐의는 증거부족으로 4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김 전 차관에게 뇌물 수수 혐의만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3월 18일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 반드시 엄정한 사법처리를 해 주기 바란다”라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사가 아무런 의혹도 밝혀내지 못하고 끝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철저 수사를 ‘하명(下命)’한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마약과 성접대 등의 범죄가 어우러진 강남클럽 ‘버닝썬’사건과 ‘장자연 사건’도 그가 진실 규명을 지시한 사건들이지만 세 사건 모두 용두사미로 끝이 났다.

이날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김 전 차관과 윤씨를 구속기소하면서 핵심 의혹인 김 전 차관의 성폭행 혐의와 박근혜 정부 청와 고위 인사의 수사외압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부족 등을 이유로 들어 무혐의 종결했다.

대통령 지시로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을 무려 세번째 수사한 검찰은 두 달여간 156회의 관계자 소환·서면 조사와 대통령기록관·경찰청·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특수강간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여 수사단장은 “오로지 증거와 법리적인 검토를 거쳐서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당시 민정수석실의 직권남용 혐의도 조사했지만 단서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수사단은 “당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중희 민정비서관이 2013년 경찰 수사 과정이나 인사 과정에서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해 불기소한다”고 밝혔다.

고개숙인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제공]
고개숙인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제공]

버닝썬 사건은 지난해 12월부터 경찰의 비호 아래 클럽에서 연예인과 외국인 등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오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철저 수사”를 지시했고, 민갑룡 경찰청장도 “경찰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밝히며 수사인력 152명을 동원해 사건을 수사했다.

수사는 이후 그룹 빅뱅 출신의 이승현, 가수 정준영, 최종훈의 성접대·불법촬영·집단성폭행 혐의 등 선정적인 주제로 옮겨갔다. 그러나 이들의 단체 채팅방에서 거론된 이른바 ‘경찰총장’이라고 불린 경찰 실세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버닝썬 사건은 정준영과 최종훈 등이 성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모 총경은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실 출신의 ‘실세 총경’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윤 총경보다 ‘윗선’이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회의에서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 ‘버닝썬’이 아닌 ‘버닝문’이 될까봐 수사를 멈춘 것 아니냐”며 비꼬기도 했다. 진상조사단 소속 김용남 전 의원은 “김태우 전 수사관이 ‘윤 총경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최측근으로 정부의 불편한 진실을 많이 알고 있어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고 전했다.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로 알려진 윤지오씨 [연합뉴스 제공]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로 알려진 윤지오씨 [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배우 고(故) 장자연씨의 자살과 관련한 사건도 10년 지난 현재 다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지만 장씨 사건과 관련해 새롭게 드러난 진실을 없었다. 검찰 과거사위가 지난달 20일 배포한 ‘장자연 사건’ 조사·심의 결과 보도 자료는 26쪽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조선일보 관련 내용은 14쪽(53%)에 달한다. 그러나 장씨로부터 실제 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사람들이나 장씨 계좌로 거액을 입금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 결과는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간 이 사건을 조사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장자연 사건이 문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으로 10년만에 다시 주목을 받자 배우 윤지오씨(32)가 등장해 장자연이 생전에 남긴 리스트와 관련한 진술을 시작했다.

그는 장자연 사건 조사를 진술하면서 겪고 느낀 내용들을 '13번째 증언'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했다.

하지만 윤지오가 '13번째 증언' 출판을 위해 먼저 연락을 하며 인연을 맺어왔던 김수민 작가가 "윤지오는 고인이 아닌 자신의 책 홍보를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관련 의혹들을 제기하면서 그 동안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윤 씨는 “엄마 간병을 위해 캐나다에 간다”라는 거짓말을 하며 지난 4월 서둘러 출국했다.

문 대통령의 각별한 지시에도 불구하고 장자연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용두사미로 끝이 났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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