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불평등, 사회갈등 유발하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원인"이라면서 개선된 지니계수-중산층 인구비율 추이 들어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 등도 괄목할 만한 악화 없는데도 자의적 해석하며 "갈등 야기할 수 있다" 해석 내놔
'국민 여론'이라며 CEO・대학교수・의사 등에 '적정임금' 내세워...CEO '보수'도 이해 못하는 항목 구성해
보사연, 한국사회 갈등 해결 대책으로 "보편적 복지 확대와 복지에 대한 체계적 교육" 거론하기도
정규재 주필 "억지주장 어쩔 수 없이 노출...얼치기 먹물들 오류, 너무 많아 잡아도 잡아도 또 기어나오는 바퀴벌레 같아"

채용공고판을 보고 있는 구직자들. (사진 = 연합뉴스)
채용공고판을 보고 있는 구직자들. (사진 = 연합뉴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한국사회의 갈등에는 ‘불평등과 격차’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 배경에는 증가하고 있는 소득 격차가 원인이라는 해석의 보고서를 내놨다. 연구원이 근거로 든 여론조사와 질문 구성 등에 편파적 항목과 잘못된 근거들이 상당부분 노출돼 논란이 예상된다. 연구원은 사회 각계 각층 직업에 대한 보수 수준에 대한 ‘국민 여론 적정성’을 거론하며, 저소득층에 대한 ‘적정한 삶의 수준을 제공하는 것’이 정부 책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도 했다.

보사연은 3일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V)’라는 연구보고서를 내놓고 “(한국사회의 갈등) 배경에는 증가하는 불평등과 격차가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원인”이라 진단했다.

보사연은 “소득 격차는 근로연령인구와 은퇴연령인구, 그리고 남성과 여성 간에도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으로 해석했다. 이 소득 격차 증가에 대한 근거로 든 ‘지니계수’와 ‘중산층 인구 비율 추이’ 였는데, 두 수치 모두 2008년부터 2015년까지는 점차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다 2016년 들어서야 소폭 증가했다. 연구원은 2015년까지 개선돼오다 2016년에야 소폭 악화된 지니 계수를 두고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지니계수의 수준은 소득불평등으로 인한 계층갈등이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는 왜곡성 추측을 내놨다.

2008년부터 2015년의 소득격차가 개선됐음에도, 보사연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지니계수의 수준은 소득불평등으로 인한 계층갈등이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다. (사진 = 보사연 보고서 캡처)
2008년부터 2015년의 소득격차가 개선됐음에도, 보사연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지니계수의 수준은 소득불평등으로 인한 계층갈등이 심화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다. (사진 = 보사연 보고서 캡처)

다른 ‘격차 악화’로 든 부분에서도 지표의 자의적 해석은 이어진다. 연구원은 ‘정규직 및 비정규직 비중 및 임금격차’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며 문제삼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는 2003년 최악을 기록했다가 2008년부터 하락해, 가장 최근인 2017년까지 50%후반~60%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원은 “한국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극화 돼있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결국 소득 양극화로 이어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외면했다.

보사연 연구내용 중 주요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진 부분은 ‘대기업 CEO 적정 월급’ 이었다. 연구원은 초등학교 교사 월급(350만원)을 ‘규범적 접근’이라 규정하고, 이어 ▲대기업 CEO 6.82배 ▲의사 2.11배 ▲대학교수 1.71배 ▲국회의원 1.33배 ▲제조업 숙련기술자 1.12배 ▲대기업 신입사원 0.92배 ▲환경미화원 0.73배 ▲공장 비숙련 근로자 0.71배 ▲가게 점원 0.63배 등을 들며 “(이같은) 임금이 적당하다는 것이 일반 국민의 인식”이라고 했다. 2017년 한국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287만원)보다 60만원 이상 많고, 고용 안정성이 뛰어난 공무원을 ‘규범적 접근’이라 한 셈이다.

(사진 = 보사연 보고서 중 캡처)
(사진 = 보사연 보고서 중 캡처)

일반 국민의 인식이라며 내세운 보수 기준에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대기업 CEO’에서다. CEO가 기업으로부터 받는 ‘보수’는 일반적인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과는 다르다. CEO 보수는 창의성을 비롯, 기업을 경영하는 모든 것에 대한 대가다. 설문조사 문항들에서도 편파적으로 부정적 답변을 유도하려 한 정황이 엿보였다. 일례로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 다음과 같은 사항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본인의 좋은 학벌’이라는 부정 언어가 사용됐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에서라면 ‘열심히 공부하는 것’ 정도로 치환돼야 할 부분이다. 정부 개입 정당성을 묻는 항목에서는 ‘대기업의 영세상권 진입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정당하냐는 문항도 있었다. 문항 안에 이미 가치판단 요소가 담겨있던 셈이다.

보사연이 각종 사회갈등에 대해 내세운 대책은 “보편적 복지 확대와 복지에 대한 체계적인 시민교육을 통해 복지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제고 필요”였다. 세대와 성(性) 등 계층간 갈등에 대해 정부가 더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유와 평등 중 자유를 우선한다는 ‘젊은 세대’에 대해서도 “실제 소득과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계층의 간극이 크지 않은 집단”이라 설명하면서도 “현 시기의 젊은 세대는 ‘자유를 위한 조건’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라는 밑바탕을 국가가 제공해줘야 한다는 식의 제언을 내놨다.

보사연의 장(長)은 문재인 청와대에서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위원회 분과위원장을 맡은 조흥식 원장이다. 조 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대통령 국정평가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 분과위원장을 맡은 인물로, 1994년부터 1997년까지는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이력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 인사인 셈이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사연이라는 국책 연구기관의 웃기는 보고서‘라는 글에서 보사연 보고서를 두고 ”질문부터가 좌익적으로 구성돼 있고 도처에서 연구원들의 억지 주장들이 어쩔 수 없이 노출되고 있다”며 ”얼치기 먹물들의 오류는 너무도 많아서 잡아도 잡아도 또 기어나오는 바퀴벌레같다”고 꼬집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아래는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의 보사연 보고서 관련 논평 전문(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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