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北김정은, 文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민주당 '발끈'...나경원 원내대표 '인분'에 비유했던 박찬대 "한국당 내 막말 경쟁에 불 붙어"
박근혜 전 대통령 향해 '귀태'라 '망언'하고...나체화 전시회 열었던 與 '과거 돌아봐야' 지적도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3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야만성에는 몸서리가 쳐지지만, 그런 야만성·불법성·비인간성을 뺀다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기 의장은 이날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자리에서 북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등 외무성 실무자들의 처형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이야기했다.

정 의장은 "지도자로서 조직과 국가를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을 해야 한다"며 "남북관계나 북한의 핵미사일, 대미(對美), 대일(對日) 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 (문 대통령은) 책임져야 할 사람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외교부 참사관 한 명만 파면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교부는 전날(30일)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을 강효상 한국당 의원에게 전달한 외교부 참사관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렸다.

정 의장은 또 "누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별 보좌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저쪽(북한) 처럼 처형하라고 하는가"라며 "책임은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해식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헝가리 유람선 사고 대책으로 여념이 없는 대통령을 이렇게 저열한 방식으로 공격해야 직성이 풀리나. 자극적이고 몰지각한 언어로 대통령을 욕보여야만 야당의 할 일을 하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행했다고 주장되는 '숙청'은 대한민국의 행정 행위와 직접 비교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정 의장은 과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맞나"라고 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아울러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을 직접 비교하는 건 대통령을 얕잡아보고 국민에게 모멸감을 안긴 일"이라며 "정 의장은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자유한국당은 정 의장을 제명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구두논평을 내고 "우리나라 국가 원수보다 자신들이 그렇게 비난하던 북한의 지도자가 낫다는 (정용기 의장) 표현에 말문이 막힌다"며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 정책위의장까지 막말을 하는 것을 보면 한국당 내 막말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라며 "마치 당 3역이 막말 금메달 경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인분'에 비유한 장본인이다. 박 원내대변인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과 함께 "입에서 나오는 이게 무엇입니까"라고 조롱했다. 나 원내대표의 찡그린 표정의 사진과 함께 인분 모양의 이미지도 올렸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 의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두 명의 지도자를 비교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은유적인 표현을 하려다가 비유가 부적절하게 나온 것일 뿐"이라며 "우리가 김정은을 찬양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정 의장의 발언이 조금 과하긴 했지만, 문 대통령의 '실정(失政)'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죽하면 북한 김정은까지 거론했겠냐며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달려드는 민주당은 자신들의 과거 행동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左), 표창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左), 표창원 의원.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7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귀태(鬼胎)'라는 막말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켰다. 홍익표 대변인은 당 정책회의가 끝난 뒤 열린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의 구절을 인용해 "만주국의 귀태(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의 후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주장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저질'스러운 방법으로 박 전 대통령을 모욕한 적이 있다. 지난 2017년 1월 20일 표창원 의원실 주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 걸렸다. 해당 그림에는 알몸상태로 침대에 누운 박 전 대통령의 곁에 최순실 씨가 서 있고 이들 뒤에 세월호가 가라앉는 모습이 묘사됐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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