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다행히 文정부 3년 남아...한반도 평화 이룰 창의적 해법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국당-바미당 '강력 성토'...민경욱 "여당의 믿기 어려운 수준 안보관, 혀 내두를 지경"
김중로 "회의하는 동안 추가근무 서야 할 장병들 노고 생각해봤는가...장병들을 괴롭히지 말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4·27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3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를 둘러보는 도중 북한군 병사가 내부를 감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지도부가 4·27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3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를 둘러보는 도중 북한군 병사가 내부를 감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물어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31일 판문점을 찾아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쇼'가 다시 시작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현재 북미 대화의 재개를 위한 모멘텀을 찾는 중이지만 평양공동선언 등을 통한 합의가 차분히 이루어지고 있다"며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남북, 북미 관계는 지난 70년간 우여곡절을 겪어 결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행히 문재인 정부가 3년 남았다. 부족한 것을 돌아보며 한반도 평화를 이룰 창의적인 해법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유엔 조사에 따르면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사람이 1010만명 수준이며, 춘궁기가 지나면 위태로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비판적인 의견도 다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북한 식량 지원을 망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설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당시 "만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했다면 저강도이기는 하지만 무력시위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의 판문점 최고위원 회의 개최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동경비구역(JSA) 지역은 2년 전 북한 병사가 귀순을 시도하다가 총격이 벌어지기도 했던 곳"이라며 "아무런 경각심 없이 탁상회의를 열겠다고 하니 여당이라고 믿기 어려운 수준의 안보관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한반도 전역을 사정거리에 넣는 미사일 도발을 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며 "그런데 대한민국 여당 정치인들이 단체로 JSA를 찾아가 사진을 찍고 마이크를 든다니 전 세계 웃음거리가 될 만한 일이다. 북한이 그렇게 좋으면 차라리 당사를 JSA로 옮겨라"고 일침을 가했다.

육군 준장 출신인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 역시 성명서를 내고 "JSA 지역과 자유의집을 특정 정당의 회의 장소로 쓰는 건 누가 봐도 군부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목적"이라며 "정치도 좋고 선거도 좋지만, 자유의 집에서 정당 회의를 하는 동안 밖에서 긴장하며 추가 근무를 서야 할 장병들의 노고를 1분이라도 생각해봤느냐. 장병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했다.

자유 우파 진영 일각에서는 '한반도 중재자'를 자처하다 김정은에게 "오지랖 넓다"는 비아냥을 듣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해도 '찍소리' 하나 못한 채 득달같이 JSA로 달려간 집권 여당의 '평화 쇼'가 이제 안쓰러울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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