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총살을 포함한 숙청의 ’공포정치’로 자신의 기반 강화
회의 중 졸은 사건이 발단, 인민무력부장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
김정은식 ‘공포정치’ 당분간 유지될 전망
북한 인권단체, 지구상 어느 나라도 자세가 불량하다거나 의견이 다르다고 공개 처형하지 않아...북한의 본모습 보지 못하고는 효과적인 대북 정책 나올 수 없어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한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패 책임을 물어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외무성 실무자들 등을 처형한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강제 노역 및 사상 교육인 ‘혁명화 조치’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회담에서 통역을 맡았던 신혜영도 통역 실수로 "최고 존엄의 권위를 훼손했다"며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31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혁철이 지난 3월 외무성 간부 4명과 함께 조사받고 미림비행장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에겐 '미제에 포섭돼 수령을 배신했다'는 미제 스파이 혐의가 적용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김영철은 해임 후 자강도에서 강제 노역 중"이며 "김혁철과 함께 실무 협상을 담당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은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졌다"고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앞에서는 수령을 받드는 척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딴 꿈을 꾸는 동상이몽은 수령에 대한 도덕·의리를 저버린 반당적, 반혁명적 행위"라며 "이런 자들은 혁명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2011년 말 권력을 잡은 김정은은 총살을 포함한 숙청으로 요약되는 김정은식 ’공포정치’로 자신의 기반을 강화해 왔다. 

숙청의 칼날은 당·정·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군부 1인자로 부상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김정은식 ‘공포정치’의 첫 제물이 됐다. 김정은은 2012년 7월 자신의 권력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리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했다. ‘비협조적인 태도’가 그 이유였다. 

리 총참모장을 포함,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뒤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다. 

김정은은 북한의 2인자로 군림하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2013년 12월 총살했다. 2015년 초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조영남 국가계획위 부위원장도 김정은에 이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숙청당했다.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회의 중 졸은 사건이 발단이 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당했다. 재판 절차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5월 김정은이 추진한 산림녹화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다 최영건 내각 부총리가 처형당했고, 김용진 내각 부총리는 2016년 7월 회의 중 자세가 불량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 처형당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에 권력기반이 약한 상태에서 북한 통치자가 된 김정은이 선택한 통치 방식이 ‘공포정치’며, 이러한 방식이 중장기적으로는 통치 기반을 약화시키지만 단기간에 충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김정은의 ‘공포정치’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북한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는 효과적인 대북 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조언한다.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지구상 어느 나라도 회의 중에 자세가 불량하다거나 의견이 다르다고 공개 처형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차광명 기자 ckm181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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