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페북 이용자 "與, 내로남불 꼴사나움부터 반성을"
황제도시락 논란에 "대통령이 한끼 9만6800원짜리 먹을 수도 있지, 문제는…"

(사진=페이스북 이용자 Adrien Kim이 게재한 사진 일부)
(사진=페이스북 이용자 Adrien Kim이 게재한 사진 일부)

지난달 30일 청와대 장·차관 워크숍에서 저녁 식사용으로 준비된 도시락이 시중가가 10만원에 가까운 유명 호텔 도시락이라는 지적이 나와 '황제도시락'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소셜미디어 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팔로워가 9600여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 Adrien Kim이 2월 3일 올린 글은 약 12시간이 지나 1200여 회의 '좋아요' 등 반응을 이끌어내고, 220회 가까이 공유됐다. "(현 정부가) 탄핵 마일리지를 빠르게 적립한다"거나 "시원한 핵사이다" 등의 댓글 반응이 쇄도했다.

Adrien Kim은 "대통령이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끼 9만6800원짜리 도시락을 배달시켜다가 먹을 수도 있다"고 운을 뗀 뒤, ▲세월호 해수부 장관 라면 취식 논란 ▲과거 송로버섯 가루 사용에 대한 청와대 '초호화 만찬' 논란 등 정쟁을 확대 재생산해온 더불어민주당의 흑(黑)역사를 조목조목 짚었다.

"자기들이 야당시절 그보다도 사소한 식사에 대해 걸었던 되지도 않는 정치적 시비라는 내로남불의 꼴사나움부터 반성하라"고 일침한 그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각종 사진·캡처 자료들을 함께 게재했다.

▲청와대 워크숍에 납품된 웨스틴조선호텔의 도시락 사진 ▲해당 도시락으로 식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단에 주어진 빈약한 식사 사진 ▲자원봉사단의 올림픽 모의 개회식 보이콧을 보도한 기사 캡처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일 박영선·추미애·문재인·박원순 등 민주당 인사들의 식비 지출 내역 '미디어펜' 카드뉴스 ▲호텔 도시락 50% 할인받아 납품받았다는 청와대 해명은 '권력에 기반한 뇌물 수수 시인'이라는 한 네티즌의 의혹 제기 글 등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다음은 페이스북 이용자 Adrien Kim의 글 전문.

대통령이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끼 96,800원짜리 도시락을 배달시켜다가 먹을 수도 있다.

한국 정도 되는 국가에서 대통령이 인기 좀 끌겠다고 칼국수나 먹는 김영삼식 코스프레를 하는게 더 문제 아니겠나. 엄연히 대통령으로서 누리고 있는 의전과 생활이 있을 텐데, 사람들 눈이 있는 곳에서만 실질을 호도하는 연기를 해봐야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문제는 현재 집권여당과 청와대 사람들이 전임자 박근혜가 청와대의 같은 급 행사에서 먹은 식사에 송로버섯을 곁들인 요리를 올린 것을 두고 송로버섯이 초고가 식재료이며 무슨 초호화 만찬이라도 되는양 물고 뜯으며 서민 생활 먼저 신경쓰라는 네거티브 캠페인을 해 톡톡히 재미를 본 바로 그 사람들이란 것일 뿐이다. 1인당 560원어치 송로버섯 갈아 올려 음식에 향을 돋운게 96,800원짜리 도시락보다 죽을 죄인지는 잘 모르겠다. 당장 회사 근처 햄버거집만 가도 감자튀김에 500원만 더하면 송로버섯 갈아서 올려주는데 말씀이다.

흑역사를 한개 더 언급하자면, 세월호 사고 당일 교육부 장관이 컵라면 먹은 것을 두고 황제라면이라도 되는양 맹공을 펼치시더니, 정작 그날 문재인씨는 14만원짜리 한정식과 12만원짜리 일식을 즐기신 것도 부끄러워해야 할 일 아닌가?

그 도시락을 50% 할인해 납품받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발상도 기가 찬다. 아니, 조선호텔이 일반 개인이나 기업체 행사에도 그정도 할인을 조건 없이 해주나? 이것이야말로 권력이라는 완장을 찬 자들이 기업에게 임의로 휘두르는 갑질이며, 지금 정권 사람들이 그렇게 떠드는 납품가 후려치기 아닌가. 밥을 먹으려면 제 값 내고 먹었어야지, 그걸 후려친게 자랑이라고?

식중독 문제 운운하는 변명도 구차하다. 당장 편의점에서 4천원짜리 도시락 사먹는 사람들은 그럼 다 못 먹을 음식들을 먹고 있는 건가?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산골에서 1시간 넘게 실외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방한복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사비를 쓰면서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관계회사인 풀무원ECMD가 납품하는 부실한 식사를 먹고 있는 평양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은 뭐가 되나?

아 대통령이 10만원짜리가 문제인가. 
20만원짜리 도시락을 먹을 수도 있다.
한국의 대통령이면 그 정도는 공식행사에서 먹을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럴거면 자기들이 야당시절 그보다도 사소한 식사에 대해 걸었던 되지도 않는 정치적 시비라는 내로남불의 꼴사나움부터 반성하고, 사과한 후에 기업에는 제값내고 받아 먹어라. 근거도 없는 식중독 타령으로 훨씬 싼 도시락 잘만 먹고 있는 사람들 자괴감 들게 하지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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