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NS에서 김정은 화형식 시작한 김지우 씨
[인터뷰] SNS에서 김정은 화형식 시작한 김지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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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박근혜 싫어서 문재인 뽑았는데...이럴 줄 몰랐어요”

 

친구들과 함께 SNS에서 김정은 화형식을 시작한 김지우 씨
친구들과 함께 SNS에서 김정은 화형식을 시작한 김지우 씨

“세월호 사건으로 박근혜 정부를 정말 싫어하게 됐어요. 많은 친구들이 반발심으로 문재인 후보한테 투표했죠. 그런데 문 대통령이 지난 중국 베이징대에서 공산주의자를 옹호하는 연설을 하고,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니...정말 이럴 줄 몰랐어요.”

김지우 씨(29)는 “문 대통령이 이럴 줄 몰랐다”며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프리랜서 작가 겸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김 씨는 지난달 25일경 SNS에서 처음으로 ‘김정은 화형식’을 시작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하얀 얼굴에 크고 검은 눈동자, 긴 니트 치마를 입은 이 얌전한 아가씨의 그 어디에서 김정은을 통째로 불태우는 용기(?)가 솟아났는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지난 31일 Pe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원래 ‘돈과 성공’만 생각했던 미국 유학생이었다고 ‘자기소개’ 아닌 ‘자기고백’을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유명 요리학교 CIA에 유학을 가려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머릿속엔 돈 많이 벌어 성공하고 좋은 남자랑 결혼하는 것밖에 없었죠. 그런데 갑자기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동안 집안형편이 어려워졌고 월세를 못 낼 상황까지 됐어요.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죠...”

김 씨는 답답한 마음에 교회를 찾아갔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고 원망도 많이 했다. 매일 기도를 하자 이상하게도 마음이 진정됐다. 미국을 횡단하며 촬영하는 한 다큐멘터리 작품에서 각본과 촬영을 맡는 괜찮은 아르바이트도 생겼다. 그녀는 “1919년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선전하기 위한 한인자유대회가 열렸던 필라델피아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다녔던 뉴욕대학과 뉴저지 뉴브런스윅 신학교 등을 방문하면서 국가관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에 대한 오해가 걷히고 나자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건국된 조국 대한민국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러자 기도의 내용이 바뀌었죠. 제 자신의 성공만 위하던 이기적인 기도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하는 기도로요“

고국에 돌아오니 이미 정권이 바뀌어 있었다. 김 씨는 마음속으로 ‘이번 대통령은 잘 하시겠지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곧이어 동성애 합법화, 헌법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개헌 문제, 평창 동계올림픽의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한반도기 등장 등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잘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괜히 시비 거는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편만 드는 것을 보면서 정말 화가 많이 났어요. 도대체 여기가 북한인지 남한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편만 드나요? 왜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돼야 하나요? 왜 대한민국 국기는 못 달게 하면서 북한 대표단은 인공기를 달게 하나요? 이럴 거면 올림픽은 뭣하러 하나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이 방한했던 지난달 22일 서울역 광장에서 인공기와 김정은 사진을 불태운 시민들을 경찰이 ‘명예훼손죄’로 조사할 거란 소식이 전해지자 김 씨를 비롯해 친구들은 공분에 휩싸였다. 그들은 김정은 화형식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은 자유국가다’ ‘개헌에 반대한다’ 등의 해쉬태그를 달아 김정은 화형식 장면을 SNS에 올리자 많은 시민들이 퍼포먼스에 동참했다. 시민들은 “나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대한민국은 자유국가입니다”, “나는 한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저는 한 여인의 남편입니다”, “나는 한 남자의 아내 입니다" 등의 말을 남긴 후 들고 있던 김정은 사진에 불을 붙이는 영상을 찍는 릴레이 퍼포먼스를 자발적으로 이어갔다.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동참했다. 김 씨는 ”이렇게 많은 반응이 있을 줄 몰랐다"며 "앞으로 문재인을 뽑아서 죄송합니다란 뜻의 '문송합니다' 캠페인을 벌여나가고 싶다"고 했다.

김 씨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대한민국은 자유국가다’는 태그가 붙은 영상들을 검색했다. 김정은의 기름진 얼굴 위로 불꽃이 솟구치는 장면을 여러번 반복해 보았다. 문득 머릿속에 북한정권의 몰락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작은 촛불이 한반도에 자유의 뜨거운 불길을 일이키는 횃불로 번져나가기를...간절한 바람이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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