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실려있던 석탄이 3주째 해상에 머물러 있다가 출발지인 인도네시아로 되돌아가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 2만 6500톤을 실은 채 표류하던 선박 동탄호가 출발지인 인도네시아로 방향을 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탄호가 최초로 인도네시아를 떠난 시점부터 계산하면 40일 이상 해상에 표류한 것이다.

마린트래픽 등 선박 위치 추적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동탄호는 지난 1일부터 싱가포르 해협 동쪽 지점, 말레이시아 최남단 해상에 머물다 약 3주 만인 25일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동쪽 해상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해 28일 현재 자카르타 항구에서 242km 떨어진 지점에 머물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베트남 선사가 선주로 있는 동탄호는 지난달 13일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항 인근 해역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에서 하역된 북한산 석탄을 실은 뒤 말레이시아 케마만항을 향해 이동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당국으로부터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해 약 열흘만에 해당 해역을 떠났다. 이후 싱가포르 해협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VOA가 확보한 석탄의 선하증권에 따르면 석탄의 하역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마룬다항이다. 화주는 러시아 회사이며, 수화인은 인도네시아에 주소지를 둔 회사다. 화물의 종류는 실제 화물로 알려진 북한산 무연탄이 아닌 연료탄(steam coal)으로 기재돼 있다. 양도 기존에 알려진 2만 6500톤이 아닌 2만 6400톤으로 명시됐다.

VOA는 “최초로 확보한 선하증권에는 석탄의 화주와 수화인이 동일 주소를 사용하는 중국 난징의 한 회사로 나타났으며 화물의 종류도 무연탄 2만 6500톤으로 명시됐으나 이후 다시 발생된 선하증권에는 화주가 인도네시아 브로커가 운영하는 회사의 이름으로 변경돼 기재됐고 수화인도 말레이시아의 한 회사로 바뀌었으며 인도네시아 석탄으로 명시됐다”며 “인도네시아 하역을 앞두고 새롭게 발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하증권의 내용은 이로써 3번째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동탄호에 실린 석탄은 지난해 3월 북한 남포항에서 최초로 선적됐다.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인도네시아 당국에 약 1년간 억류됐다. 미국 정부는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7월 미 법원의 압류 결정에 따라 최근 이 선박은 미국령 사모아로 이동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법원이 석탄의 하역을 허용하면서 석탄은 동탄호로 옮겨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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