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署 한 경찰관, 지난 25일 손석희 대물 뺑소니 관련 경찰 조사서 孫 '에스코트' 해줘...전날 변호인 요청 받아
경찰관이 민간인 요청 받고 '에스코트' 하는 것 이례적...과천署 측도 "윗선 지시는 없었다. 죄송하다" 입장
孫, 사생활·대물 뺑소니·폭행·배임·폭행치상·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당했지만...경찰 '폭행'만 혐의 인정
孫 고발단체들 "경찰 수사, 이해할 수 없다...文정권 눈치보는 편향 수사" 비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좌)과 프리랜서 기자 출신 김웅 씨(우). (사진 = 연합뉴스 등)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좌)과 프리랜서 기자 출신 김웅 씨(우). (사진 = 연합뉴스 등)

사생활·대물 뺑소니·폭행 등 갖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3)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지속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앞서 경찰은 검찰 재수사 지시 이후로도 손 사장에 대한 ‘폭행’ 혐의만 인정했는데, 이번에는 대물 뺑소니를 수사하면서 경찰 수사관이 손 사장을 직접 ‘에스코트’ 해준 내용이 전해졌다. 수사관인지 경호원인지 헛갈리는 대목이다.

28일 언론 보도와 경기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새벽 과천서 교통조사계 소속 한 경찰관은 손 사장을 태우기 위해 자신의 차를 몰고 서울 광화문 어딘가로 이동했다. 손 사장을 태운 이 경찰관은, 전날(24일) 손 사장 측 변호인으로부터 “손 사장 차량이 움직이면 언론에 노출되고 여러 사정이 있으니 경찰이 데리러 와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경찰관이 민간인의 요청을 받아 ‘데리러 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과천경찰서 측도 이같은 점을 인정했다. 박형준 과천경찰서장은 언론에 “손 사장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했다. 윗선의 지시는 없었다. 죄송하다”라고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법 위반은 아니지만 통상 피고발인을 직접 경찰이 데리러 간 것은 특혜 소지도 있고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손 사장은 이날 오전 7시30분경부터 약 1시간30분가량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서는 손 사장의 ‘대물 뺑소니’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3일 이 사건을 조사하겠다면서 손 사장에 세 번에 걸친 소환 요구를 했지만, 조사는 12일 만에 이뤄진 셈이다.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의 고발로 비롯된 이번 조사에 대해, 경찰은 “손 사장이 접촉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났지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해 무혐의로 결론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에 대한 일련의 의혹들은, 그가 2017년 4월 16일 늦은 저녁 여성과 동승한 채 과천의 인적 드문 주차장을 방문하며 사고를 냈다는 보도가 나오며 제기됐다. 이 사건을 통해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손 사장은 사고 당시 동승자 관련 의혹을 취재하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의 취재를 막으려 JTBC의 돈을 이용해 금전적으로 회유(배임)하려다 실패했고, 결국 그를 폭행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와 자유연대, 자유청년연합 등은 손 사장에게 사생활·대물 뺑소니·폭행·배임·폭행치상·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했지만, 경찰은 지난 22일 손 사장의 ‘폭행’ 혐의만 인정한 채 사건을 검찰로 보냈다.

경찰은 손 사장 사건을 수사하면서 편향적 수사를 한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무혐의로 결론난 배임죄 적용에 대해서도, 경찰은 내부 법리 검토 회의 당시 좌파 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변 변호사를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7일 손 사장의 폭행 혐의만 인정한 채 검찰로 기소 의견 송치했다가, 검찰로부터 “수사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며 보완수사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 경찰은 10일 만인 지난 17일에 똑같은 결론을 냈다.

손 사장을 고발한 자유연대, 자유청년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경찰 편향 수사가, 문재인 정권의 눈치를 본 데서 비롯됐다고 비판한다. 대물 뺑소니와 배임은 김웅 씨의 폭로와 녹취록 등을 통해 정황이 전해졌음에도, 경찰이 이를 무혐의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 사장을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던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지난 22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경찰의 최근 수사와 무혐의 처분 등은 다분히 정치권의 눈치를 본 처사”라고 했다.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도 28일 통화에서 ”세 번이나 출석에 불응한 것으로 보이는 손 사장에 대해 경찰은 에스코트까지 해줬다. 계란 두 개를 들고 유튜브를 하다 긴급 체포돼 검찰 수사까지 받은 나와는 대조된다“며 ”대물 뺑소니와 관련한 내용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사건으로, 손 사장 측도 이를 인식하고 피해자에 돈을 건넨 것이다. 이번 경찰 수사는 봐주기 수사의 전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건을 폭로한 김웅 씨 또한 현재 자유우파 변호사들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으며 공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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