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기밀'인 국정원장 동선, 한 인터넷 매체 보도로 너무도 쉽게 드러나 '논란'
'더 팩트' 보도 따르면...서훈 국정원장-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지난 21일 서울 강남 한 식당에서 회동
매체 촬영 영상엔 국정원 경호 요원들 모습도 담겨...일각에선 이들의 '근무 태만'도 지적
정규재 대표 "원장 보위하고 있다는 국정원 직원이라는 작자들이...국정원, 이제 해체할 때 됐다"
文정권 출범 후 국정원-軍-외교부 등 기강, 김수현 정책실장 "집권 4년 같다"고 말할 정도로 무너진 상태
文대통령, 이런 상황에도..."지금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장관님들 잘하고 있지 않은가" 자화자찬

문재인 대통령(左), 서훈 국가정보원장(中),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서훈 국가정보원장(中),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의 '기강 해이'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외교부 한미 정상통화 내용 유출 사건에 이어 일종의 '기밀'인 국가정보원장의 동선이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로 너무도 쉽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 매체 '더 팩트'는 27일 서훈 국정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 식당에서 만나 4시간 30분 가까이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 원장은 이날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후 6시 20분쯤 이 식당에 도착했다. 더 팩트가 촬영한 영상에는 오후 10시 40분쯤 양 원장이 서 원장과 식당에서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양 원장은 서 원장과 한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며 대기 중이던 차량에 오르는 서 원장을 배웅했다.

문 대통령 측근이자 민주당의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예정인 양 원장이 대한민국의 모든 기밀을 관리하는 국정원장을 만났다는 자체도 '정치적 중립 위반'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국정원장의 동선이 노출됐다는 보안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더 팩트가 촬영한 영상에는 국정원 경호 요원들의 모습도 담겨있는데, 일각에선 이들의 '근무 태만'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적폐 청산'을 명분으로 국정원 기강이 완전히 무너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이에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27일 뉴스 논평을 통해 "국정원은 이제 해체할 때가 되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규재 대표는 "영상을 보면 국정원 직원들이 여러 명 움직이고 있다. 자기 원장을 보호하러 나갔는데 한 사람도 원장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서 원장이) 길거리에 서서 (양 원장) 어깨를 두드려주고. 그 짓을 하고 있는 국정원장이라는 자도 코미디 중 코미디"라고 개탄했다.

또 "조폭도 아니고 인사를 하고 '잘해봐'하고 격려를 하고. 누가 차에 타서 열심히 찍고 있는데도 한 사람도 그걸 알지도 못한 거다"라며 "원장을 보위하고 있다는 국정원 직원이라는 작자들이. 국정원이 그럼 왜 필요가 있나? 뭐 하려고 저런 국정원을 두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문 정권 출범 후 국정원뿐만 아니라 청와대, 군(軍), 외교부 등의 기강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집권 2년이 아니라 4년 같다"고 말할 정도로 무너진 상태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대통령 친·인척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경찰 고위 간부가 청와대 근무 기간에도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과 유착된 정황이 수사결과 드러나고 있고, 작년 11월엔 민정수석실의 '민관(民官) 감찰'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이어진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공익 제보' 사건도 있었다.

군은 국방부 장관의 연이은 '실언'속에 각종 음주 사고와 함께 장성들의 갑질, 장교들의 출퇴근 조작 사건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 역시 한미 정상회담 통화 내용 유출뿐만 아니라 '구겨진 태극기' 해프닝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의 자잘한 실수가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총체적 난국'에도 반성은커녕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지난 9일 KBS와의 특집 대담에서 문 대통령은 " 지금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장관님들이 잘하고 있지 않는가"라며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가 어느 정도 해왔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혼자 잘한 것이 아니라 내각이 잘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명된 장관들이 의무를 제대로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인사 실패인데, 잘하고 있다면 인사 실패일 수 없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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