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연 칼럼] 대학은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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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5.28 10:11:17
  • 최종수정 2019.05.2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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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붕괴의 시대에 대학도 무너지는 징후들
​​​​​​​매물로 나온 대학, 파산신청 당한 대학
교육부의 대학 줄 세우기와 교수들의 교육부 폐지운동
대학 캠퍼스에 넘쳐나는 중국유학생들
청소용역회사 직원들의 정규직화, 정년 70세 그리고 총장선출 투표권
정부는 사립대학 지원을 중단하고 완전 자율화 시켜 각자도생하게 해야
황승연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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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이 1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도 정부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고, 고용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은 없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IMF이후 최악이다. 어떤 사람들은 IMF보다 더 나쁘다고 말한다. 산업의 전 영역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경제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과는 상황이 달라 장기불황이 아닌 급격한 경제위기, 경제파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요즘 기업인들의 최대 고민은 ‘회사를 어떻게 키우느냐’는 것이 아니라 ‘언제 닫아야 하는가’라고 한다. 경제뿐 아니라 군사와 안보의 측면에서는 재앙수준의 해체가 진행되고 있고, 정치에서는 보복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패스트트랙 통과의 후유증으로 국회에서 여야 정당들의 극한 대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온갖 안전사고와 함께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크게 증가하였다. 이들을 보살피고 도와야할 경찰들이 시위를 하는 노조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골절이 되고 이가 부러져도 그들은 죄인처럼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기죽어 지내는 것으로 보인다. 폭행당한 경찰을 위로해주는 사람도 없다. 전직 경찰청장 두 명이 동시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구치소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사람들은 적폐로 낙인찍힌 경찰들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시위 노동자들은 개선용사들처럼 의기양양한 태도로 패배자처럼 주눅이 들어 있을 경찰들을 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경찰에게 상처를 입혀 폭행혐의로 체포되었던 시위 노조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경찰들이 앞으로 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꾼들을 공포심을 갖고 대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적어도 30년은 후퇴하게 될 것이다.

불과 몇 년 만에 우리나라의 모든 영역에서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려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무너져 내리고 있는 곳으로 대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재정위기에 빠진 많은 대학들이 매물로 나오고, 어느 대학은 파산신청을 당했다. 어떻게 문을 닫을까 고민하는 대학들이 많다 한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실상이 너무나 위중하지만 대학들은 ‘가마솥 속 개구리’ 신세처럼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지금 대학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매물로 나온 대학

최근 지방의 A대학이 재정난으로 학교 운영이 어려워져서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대학은 의과대학을 갖고 있는데도 매수자가 없다. 의과대학이 없는 지방의 사립대학들은 이미 수십 개가 매물로 나와 있다한다. 현재 모든 대학들이 예외 없이 재정악화에 시달리고 있어서 앞으로도 더 많은 대학이 매물로 나와 인수자를 찾게 될 것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이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되면서, 지금 많은 대학들이 적자로 운영이 되고 있고 일부 대학은 부도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

필자가 처음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던 90년대 초반부터 거의 십 수 년 동안 매년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거친 시위가 반복되었다. “등록금 인상 저지하여 부모님께 효도하자!”라는 현수막이 걸렸었다. 등록금 투쟁 시위가 끝나 민주화를 구호로 내건 정치적인 시위로 전환되면 학교 당국은 한숨을 돌리곤 했다. 일부 학교들은 등록금 투쟁 때 총장실이나 기획조정실 등의 사무실을 점령당해 학교 행정이 마비되는 일들도 자주 있었다. 20년 가까이 일상화된 투쟁의 결과로 나온 개념이 ‘반값 등록금’이다. 2009년 시작된 반값 등록금 정책이후 등록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 현재 국내 사립대학교의 평균 연간 등록금은 2008년 대비 단 0.6% 인상된 것이라 한다. 이렇게 10년이 지난 지금, 적자 상황이 지속되는 대학들이 매물로 나오기 시작했지만, 상처 난 묵은 과일처럼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계속 썩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대학에서 더 이상 등록금 인상은 없을 것이다. 또 다시 등록금 인상 반대를 위해 투쟁하며 세월을 낭비하는 그런 시대로 돌아기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또 국가가 등록금 인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학들을 여러 항목으로 평가를 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재정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등록금을 올린 대학에는 이러한 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등록금 인상을 통제하고 있다. 적자재정의 고통에 시달리는 대학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사치이다. 우선 살아남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대학교수들의 교육부 폐지운동

지난 5월 17일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재정지원을 미끼로 대학의 자율성과 역량을 훼손하는 관료 주도의 정책을 펴서 고등교육이 날로 황폐화되고 있다’며 ‘국내 대학교육을 망치고 있는 교육부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교육부 폐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많은 대학교수들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비롯한 각종 평가의 결과로 재정지원을 해주는 것은 대학 교육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정부 길들이기에 얼마나 순응했나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교련’은 이러한 교육부의 정책실패로 대학사회가 황폐화 되었다고 사립대학교수회와도 협력하여 교육부의 폐지를 비롯한 고등교육개혁을 요구할 것이라 했다. 대학에서 무슨 일이 있기에 대학교수들이 나서 교육부 폐지운동을 할까?

우리나라 대학들의 가장 큰 문제는 취약한 재정이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 이후, 최근에는 입학금도 폐지했다. 다음 학기부터 시행되는 개정된 ‘강사법’에 의해 대학이 느끼는 재정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적자재정으로 고통 받는 대학들은 다음 학기부터는 적립금이 더 줄어들고 부채는 더 늘어날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생길 것이고, 이 대학들은 누적된 적자와 부채의 증가로 파산할 수도 있다.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시한 지난 10년 동안 재정난이 심해진 대학들은 정부의 국고보조금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다. 교육부는 여러 가지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대학들을 줄 세우면서, 대학의 자율성과 개성은 사라지고 교육부의 획일화된 규제에 휘둘리게 되었다. 대학에 있는 그 많은 인재들은 교육부 관료들이 만들어 낸 각종 평가지표에 맞추느라 연구나 교육에 관한 교수들의 본연의 역량을 썩히고 있다. 이에 참다못한 교수들이 이제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고 나오게 된 것이다.

교육부의 대학 줄 세우기

교육부가 상금을 걸고 대학들을 줄 세우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20년도 더 전의 일이다. 1998년 교육부에서는 대학의 교육에 개혁을 독려한다며 여러 분야의 개혁안을 제출하게 하였다. 이를 평가하고 결과를 발표하여 그 상으로 지원금을 주었다. 개혁을 해야 할 분야들이 정해져서 내려온다. 교육부의 관료가 설정한 개혁의 지침이 있음은 물론이다. 예를 들어, 평가의 분야 중에서도 ‘입시 개혁’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입시 방법이 너무 획일적이라 이를 지양하고 다양한 환경에 속한 학생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선발한다거나, 한 가지만 특별히 잘해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교육개혁평가계획’을 세우기 위해 동원된 각 대학의 교수들은 기발하고 다양한 여러 종류의 입시방법들을 만들어 보고서를 냈다. 이를 평가하기란 어려워 그 내용 보다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입시 방법의 개수로 정량적인 평가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하여 우수 학교로 분류된 대학들은 지원금을 더 받는다. 이러한 교육개혁평가는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 해의 교육개혁평가에서 전년도 개혁방안이 어떻게 실행되었는지를 스스로 평가하여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새로운 개혁방안도 추가하게 됨은 물론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몇 년 후에는 각 대학의 입시방법이 수백 가지가 되어버렸다. 이로 인한 부작용이 생겨나는 것이 당연하다. 너무 많은 입시 방법이 생겨서, 이를 분석하고 대비하는 전문가가 생겨나고, 교육현장에서 불만이 쇄도하자 다음번에는 ’입시방법의 단순화’가 교육개혁의 과제에 포함되었다. 수백 가지의 입시방법이 다시 크게 줄었다. 더 많은 다양한 입시방법을 계획하고 시행하였던 대학들은 당연히 줄일 수 있는 것들도 많아서 이런 학교들은 또 다시 교육개혁평가에 있어서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다.

다양한 입시 방법이 교육에 어떤 의미를 갖는 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는 학교나 교수들은 점차 사라졌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교수들은 배척되고, 돈도 안 되는 불필요한 얘기 꺼내지 말라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교육부에서 허락해 주는 고민이 아니면 불필요한 것이다. 그저 국가가 시키는 그 범위에서 강아지 훈련받듯, 만들라면 만들고 또 너무 많다고 줄이라면 없애고 그렇게 대학이 퇴보해왔다. 대학의 재단도, 학교당국도, 교수들도 다 그렇게 길들여져 왔다. 교육부는 늘 이렇게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교를 갖고 놀았다. 개에게 던져줄 고깃덩이를 들고 흔들면 모든 대학들이 다 꼬리를 흔들고 받아먹으려 줄을 섰다. 대학이 이렇게 노비근성을 키워가는 동안,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들과 그들에게 교육받는 학생들도 함께 노비가 되었다. 그렇게 길들여진 노비들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얼마나 자율적일 수 있을까? 교육부에서 주도한 입시개혁도 실패하였고 학부제개혁도 실패하였다. 1999년부터 7년간 시행된 ‘Brain Korea 21(BK21)’이라는 ‘교육개혁정책’이 있었다. 7년간 총 1조4천억의 예산이 투입되었고 대학원중심 교육, 지역특성화 대학육성 등을 목표로 하였다. 많은 교수들은 ‘BK’를 ‘브레인코리아’가 아니라 ‘바보코리아’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렇지만 그 예산을 받아먹으려고 대부분의 학교가 학교의 자원을 총동원하였다. 공무원들은 가장 상대하기 쉬운 사람들로 교수들을 꼽는다. 주는 대로 받아먹는데 익숙해 있다. 말을 잘 들으면 배급이 더 크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가는 지금도 별의별 이름으로 포장되어 계속되고 있다. 대학들을 돈 앞에 줄 세우는 이런 교육부의 정책에 오랫동안 모멸감과 자괴감을 느끼며 인내해온 교수들도 간혹 있었는데 최근에 이 교수들의 숫자가 많아졌는지 교육부 폐지를 들고 나왔다.

캠퍼스에 넘쳐나는 중국유학생

정부는 오랫동안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폈고, 대학의 수입은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였다. 국고보조금은 주로 학생들의 장학금에 사용되었다.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적자 재정구조가 지속되었다. 이를 타개하고자 대학들은 정부에서 허가해주는 대학의 정원에 관련 없는 외국인 학생을 입학시켜 그 수입으로 재정 적자를 보전하였다. 그 결과 대학에 외국인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 대학에 다니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의 숫자는 2018년 142,205명(출처: 교육통계서비스)이었다. 이 중에서 중국인 학생이 68,537명으로 전체 외국인 학생수의 48.2%인데 이는 2015년 59.4%에서 10% 이상 줄어든 숫자이다. 외국인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는 경희대학교(5,778명)이고 두 번째는 고려대학교(5,412명)이다. 외국인 학생이 많은 순으로 10개의 대학은 모두 서울시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균 4천 명 정도의 외국인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경희대학교의 경우 전교생의 22.2%인 5,778명이 외국인 학생이고 이 중 62.5%인 3,610명이 중국학생이다. 이 비율은 고려대학교의 경우에도 비슷하다. 경희대학교에서 가장 외국인 학생 비율이 높은 학과인 언론정보학과는 640명의 학생 중 외국인 학생이 223명으로 35%에 달한다. 작년에 필자의 한 수업에 57명의 수강생 중 중국학생들이 수강생의 63%인 39명이나 되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절반이 중국학생일 경우가 빈번하다. 이들은 ‘한국어시험’에 합격하여 입학이 허가되었다. 그러나 그 합격 기준이 너무 낮은지 우리말로 된 책을 읽고, 이해하고, 동료 학생들과 토론할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강의를 알아듣는 학생들도 많지 않다. 영어도 되지 않는다. 수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은 전혀 불평하지 않는다. 학점을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나 언론사의 대학 평가기준에는 성적평가의 합리성이 포함되어 있어서 대부분 대학들은 학점 표준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A학점은 몇%, B학점은 몇% 이렇게 정해진다. 즉 학점을 어떻게 부여하는 가에 대한 지침도 교육부가 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상대평가에서 중국학생들보다 당연히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수업에서 외국학생이 많은 것에 불평하지 않는다. 반값등록금 정책과 대학지원자 축소로 인한 재정난의 해결을 위해 정부는 외국인 학생들, 특히 중국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문제의 일부를 해결해주려 하고 있다. 또 각종 대학평가에서 대학의 국제화지수라는 이름으로 외국인 학생의 비율을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8년에 6만4천 명이던 외국인 유학생이 2018년에는 14만 명에 달했다. 외국인 학생이 이렇게 증가하여도 이들의 학업에 대한 학교 당국의 배려는 거의 없다. 이에 대한 논의는 대학이나 교수들의 몫이 아니다. 대학은 늘 주어진 환경에 익숙하게 적응할 뿐이다. 다만 최근에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는 중국인 학생들 중, 부실한 교육에 대하여 비난하며 반한감정을 갖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 한 구석에 죄책감을 느끼는 교수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교육부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할 방침이라 발표하였다. 부실한 외국 유학생 교육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들어본 적이 없다.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수강생의 절반 정도가 우리말이 되지 않는 외국인 학생일 경우, 학생도 교수도 한 학기를 인내와 고통으로 지내야 하는 것이 오늘의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이다.

청소용역회사 직원들의 정규직화 그리고 정년 70세

현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후, 용역, 파견 혹은 하도급 등의 간접고용으로 유지하던 청소, 시설관리 혹은 보조업무 인력의 공무원화, 정규직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학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학의 기능직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가 진행되고 있다. A대학은 2017년 국내 대학 중 최초로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들 14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처음에는 대학이 직접 고용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으나, 대학직원의 정년은 60세이어서, 대부분 나이가 많은 청소노동자의 특성상 이들의 정년을 70세로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 산학협력단내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들을 직접 고용하였다. 그 후 2018년에는 미화, 시설, 조경 등을 담당하는 기능직종 비정규직 400명 전원을 정규직화 한다고 발표하였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렇게 이미 정규직 직원이 된 근로자들과 정규직으로 전환이 확정된 근로자들 그리고 정규직으로 전환이 논의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 모두 새롭게 만들어진 제2의 노조에 가입했다. 그 후 A대학은 또 다시 주차와 경비보안업체 직원의 정규직 전환방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주차와 경비보안과 관련한 기계장비를 대학이 직접 구매하는 문제를 논의한다고 한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도 정부의 시책에 부응하고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냈지만 늘어난 지출을 어떻게 감당할지 대책이 서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상황이 계속되는 환경에서, 임금 인상과 같은 요구가 있으면 대학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고, 만약 파업을 하게 되면 청소와 전기공급 등 시설 관리에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다. 상황이 악화되면 학교나 학교병원의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대학에서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이 재정적자 문제는 시한폭탄이다. 더욱이 2-3년 뒤 학생이 급감해 전국적으로 대학에 대규모 미달사태가 예견되고 있다. 교육부는 2년 뒤 사립대학교 38곳이 신입생을 한명도 못 채울 것이라 전망한다.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재정문제 뿐만 아니다. 최근에 정규직이 된 청소노동자들과 기능직 노동자들은 대학의 총장선출에서 투표권을 요구하고 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한다.

정부는 대학에서 손을 떼고 자율에 맡겨야

‘4차산업혁명’이니 ‘인공지능’이니 이런 단어는 더 이상 대학에서 다루는 단어들이 아니다. 교육이나 연구보다는 다음 달 월급 줄 걱정이 앞서는 것이 많은 대학들의 현실이다. 대학에서 인문학이 강조되는 것은 칠판과 분필만 있으면 별도의 큰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있다. 대학의 곳간은 비었고 돈이 없다.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학교를 빚에 쪼들리게 만들어 놓고 정부는 돈을 나눠준다. 이렇게 학교의 모두는 다 노비가 된다.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 한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사립대학이 지원받은 예산을 정확하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감사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사학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사립유치원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에 대한 감사기능의 강화와 유사하게 사립대학에도 이 논리를 적용하여 재정지원을 받는 부분에 대하여 외부감사를 받게 한다는 것이다. 즉 대학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지금도 대학에 자율이라고는 별로 없는데 자율의 싹까지 뽑아버릴까 걱정이 된다.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게 묶어놓고,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에 지원을 하여 돈을 받게 되면 이에 대한 외부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국유화하겠다는 말과 비슷하게 들린다. 이렇게 되면 자유와 진리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대학은 죽는다.

대안이 있냐고 묻는다면, 있다! 정부가 사립대학에 개입하는 것을 포기하고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그러면 정상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되는 동안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내해야할 것이다. 죽는 것보다는 낫다. 정부가 국공립대학에 한정하여, 학교 운영자금을 지원함으로써 개입의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국공립대학의 학생들(최소한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나 이렇게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공립대학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육성해야할 필요가 있는 기초과학이나 공학 등의 연구와 교육에 집중해야한다. 취업준비 혹은 직업교육과 관련된 학문영역이나 혹은 예술, 체육관련 학문영역은 포기해야한다.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을 중지하고, 관여를 일체 포기하며, 등록금도 완전 자율화하고, 학과의 개설이나 통합 혹은 폐지 그리고 정원의 확대나 축소, 학생선발 방법 등도 대학에 전적으로 맡겨서 대학들 간의 무한한 경쟁을 유발해야한다.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아서 폐교를 해야 할 상황에 처한 학교가 생긴다면 학교사이의 인수합병도 허용해야하고, 나아가 학교법인의 폐쇄 후 법인의 재산을 설립자가 돌려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정부의 관여를 조건으로 한 지원이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처참하게 실패했고 앞으로도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교육부가 더 이상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지금과 같이 우리나라가 획일적인 조건을 내걸고 돈으로 대학들을 줄 세우기 하는 한 대학의 지력과 적응력은 갈수록 떨어져서, 교수들의 창의적인 연구도,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나 학생들의 취업준비도 제대로 될 수 없다. 대학들이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렇게 되면 젊은이들이 목적 없이 방황하는 곳이 대학이 될 것이고, 그들이 시간을 낭비하는 그런 시절이 대학시절이 되고 만다. 이런 나라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의 상황이 그러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면 필자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지금 대학들끼리 경쟁시켜 순위를 매기고 국민의 세금으로 상금을 주는 것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지금 대학들은 캠퍼스도 없고, 학비도 없고, 졸업장도 없지만 가장 고급의 교육컨텐츠를 확보하고 있고 최고의 훌륭한 교수진이 포진되어 있으며 가장 빨리 진화해가는 유튜브 대학과 경쟁하는 시대에 이미 와있다. 장담하건데 5년 내 우리나라 대학들의 50%는 폐교 위기를 맞는다. 그 중에서 50% 정도는 실제 폐교를 하게 될 것이다. 이때를 대비해서 대학과 관련하여 취할 수 있는 정책이란 단 하나뿐이다. 교육부 빠지고 각자도생!

황승연 객원 칼럼니스트(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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