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과 서훈 국정원장, 강남구 한식당서 지난 21일 저녁 4시간 회동
대통령 당선시킨 '광흥창팀' 수장 양정철, 여당 총선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싱크탱크 맡으며 재등판
국내 최고 정보 기관장인 국정원장과 왜 만났는지를 두고 정치권 파문 확산

인터넷매체 <더팩트>는 지난 2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서울 강남구 모처 한정식 식당에서 비밀리에 만나 4시간 독대 만찬을 가졌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후 정치권에는 이들 회동에 대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회동에 대해 "만약 총선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어떤 것을 협의했는지는 제가 알 수 없기에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법에 정해진 업무 이외의 외부 개입도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7일 "지난주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4시간 비밀회동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의원은 국회 정보위를 즉각 개최해 사실관계부터 파악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싱크탱크인 민주원장을 현직 국정원장이 장시간 독대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 개입 의혹이 있다“며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국정원법 9조 4항은 국정원 직원이 어떠한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도 관여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야당은 서훈 국정원장이 민주당 총선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만남에서 총선 논의를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광흥창팀’ 수장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서울 마포구 상수동 광흥창역 인근에 사무실을 얻는 일부터 대선 준비를 위한 실무팀 구성 모두에 관여한 핵심 인물이다. ‘광흥창팀’ 대부분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청와대에 입성한 것과 달리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외유를 하며 청와대를 멀리 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던 중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4월 여당의 내년 총선을 총괄하는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재등판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기자들에게 “독대가 아니라 지인 및 일행들과 만나는 식사자리였다”며 “다른 일행이 있었는데 무슨 긴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느냐. 그런건 아니다”고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 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 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의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을 향해 “황색 저널리즘”이라 일갈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고위공직자가 아니라서 영향력이 없다면 최순실도 마찬가지로 고위 공직에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집권여당의 싱크탱크 수장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스스로를 '공익 보도의 대상이 아니다'고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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