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몽구-정의선 경영권 승계 어려움 겪어와...합병비율 주주 설득 얻으면 '정의선 체제' 출범할 듯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연합뉴스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사진 = 연합뉴스)

각종 문제로 본격 추진되지 않고 있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6월 초에 공개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속적으로 불거져온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최종안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한 조선일보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늦어도 6월 초 최종 개편안을 낸다. 이같은 개편안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태스크포스(TF)가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 이 TF는 해산된 상태다. 이 개편안이 주주 동의를 얻으면, 현대차는 ‘정의선 체제’로 돌입할 전망이다.

당초 현대차는 65%의 최고 수준 상속세와, 지난해 말까지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시절의 경영진이 대거 잔류한 점 등으로 ‘정의선 체제’ 출범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차가 민노총 등 불법행위를 일삼는 세력의 ‘근원지’라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자유우파 진영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망해야 한국경제가 산다”는 말까지 나온 바 있다. 현대차 사주 측도 상속과 경영권 승계 관련 어려움으로,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라는 순환출자 형태를 사실상 살아남기 위해 유지해왔다.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도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관련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차 노조의 파업 관련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차가 지난 3월 내세운 개편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핵심으로 하는 것이었다. 정몽구/정의선 두 사람이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교환하고, 두 사람이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게 될 현대모비스의 투자부문 지분을 매입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글로벌 투기 자본이라는 비판을 받은 엘리엇과, 의결관 자문사 ISS·글래스 루이스 등이 이에 반기를 들자 현대차는 다음을 기약하며 주총에서의 동의 표를 모으는 데 진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해진 지배구조 개편 역시 해당 ‘작업’이 선행돼 비로소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차후 각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총수일가가 매입하면, 정몽구-정의선으로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가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1차 개편안 추진 당시 비판이 일었던 합병비율과 관련, 현대차는 경영권 승계와 함께 투자자를 함께 만족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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