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의 文-트럼프 '통화내용' 공개...국민 알권리? 기밀누설?
강효상의 文-트럼프 '통화내용' 공개...국민 알권리? 기밀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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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정상 간 통화내용 공개된 후...靑 비롯, 與野 정치권 갈등 최고조
靑, 당초 통화내용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것과 달리 '제보자' 색출해 또 다른 논란
與, 외교상 기밀 누설 혐의로 강효상 의원 검찰에 고발
나경원 "통화내용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서...무슨 기밀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강효상 "국민의 알 권리 위한 野의원의 의정활동...더 이상 부당한 강요 하지 않기를"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현직 외교관을 통해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을 공개한 후 청와대를 비롯한 여야 정치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 알권리'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기밀누설'이라며 대립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가 당초 통화내용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달리 외교부와 합동 보안조사를 벌여 제보자를 색출한 사실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효상 의원이 지난 9일 공개한 통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하순 일본을 방문한 뒤 잠깐이라도 한국을 방문해달라 이렇게 제안을 했다고 한다"는 내용이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한국민들이 원하고 있고, 대북 메시지 발신 차원에서 필요하다 이렇게 다시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 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 내용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흥미로운 제안이다. 만약 방한을 한다면 일본을 방문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귀로에 잠깐 들르는 방식으로 충분할 것 같다. 일정이 바빠 문 대통령을 만나는 즉시 바로 한국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을 방문한 뒤 주한미군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만나는 방안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5월 말 방한 문제를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에게 가능한지 검토하도록 지시를 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강 의원이 통화내용을 공개하자 "(강 의원이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형식과 내용, 기간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확정된 바 없다"며 "무책임하며 외교 관례에 어긋나며 근거도 없는 주장에 책임져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이처럼 청와대는 강 의원이 공개한 통화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외교부는 앞서 "외교상 기밀이 누설됐다"며 합동으로 보안조사를 벌여 강 의원에게 정보를 건넨 '제보자'를 색출했다. 사실이 아니라면 제보자를 색출할 이유가 없는 것이 일반적 상식인데, 말과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전문가들은 청와대가 강 의원의 통화내용 공개를 굉장히 뼈아파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스스로 미북 관계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입지를 다져온 문 대통령이 최근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악재'가 겹쳤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보안조사를 벌여 강 의원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준 이가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K(54)씨인 것을 확인했다. K씨는 강 의원의 대구 대건고 후배다. 국가 정상 간 통화내용은 '3급 기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청와대와 외교부는 K씨에 대해 징계는 물론 '외교상 기밀누설죄'로 수사기관에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는 강 의원에 대해서도 K씨에게 정보 제공을 강요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통화내용을 공개한 것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이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한미정상 간 어떠한 대화 내용이 오고갔느냐 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청와대는 어디서 새 나갔는지 색출하겠다고 해 책임을 공무원에 뒤집어씌우고 국민을 속인 부분은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다"며 "행정감찰을 가장한 사실상 공무원 탄압도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기만의 민낯이 들키자 이제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씌워가는 것 아닌가. 반복되는 공무원 휴대폰 사찰, 공무원 기본권 침해, 사실상 공무원을 폭압하는 이 정권 실체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24일에도 "청와대는 (강 의원이 공개한 통화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서 무슨 기밀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청와대가 자가당착에 빠진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강 의원의 통화내용 유출 행위를 국익을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엄정한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4일 "통화 유출을 넘어서 국익을 유출할 문제"라며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생각"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오후 외교상 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로 강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최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강 의원을 외교상기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에 고발 취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최근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강 의원을 외교상기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에 고발 취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당사자인 강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는 "저는 지난 9일 국민께 트럼프 방한 등의 외교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라며 "이를 두고 청와대 대변인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제보자를 찾겠다며 또 다시 외교부 직원의 휴대폰 압수수색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한 "이는 청와대가 자신들의 반론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합니다"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야당 의원의 의정활동에 더 이상의 부당한 강요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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