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北 일꾼 인용하며 "北, 개성공단 설비 빼 다른 지역에 의류 생산 공장 만들어...수입 짭짤" 보도
文, 지난 17일 개성공단 투자했던 소위 기업인들 방북 허용...일주일 넘게 진전 안 되는 듯
일각선 "北에 왜 투자했나" 비판...北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많아
정규재 대표 "북한 같은 신뢰 없는 곳에 투자하면 안 돼...신뢰 만드는 것은 시장경제 체제"

정부가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조치를 내린 2013년 4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공단 차량이 귀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조치를 내린 2013년 4월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공단 차량이 귀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부터 개성공단 내 설비를 무단으로 빼, 다른 지역에 임가공 의류 생산 공장을 만든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은 이 공장에서 생산한 의류를 중국을 통해 해외로 수출한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3일(현지시간) 중국에 살고 있는 북한 무역일꾼 발언을 인용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일꾼은 “남한 정부가 남한 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승인했는데 반갑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반갑기도 하지만 걱정이 더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설비를 옮겨서 의류를 가공하는 회사는 평안북도 동림군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있으며, 벌어들이는 외화수입이 짭짤하다”며 “남조선에서 개성공단 설비를 점검하러 들어온다면 몰래 이전한 개성공단 설비를 제자리에 반납하고 외화벌이 사업도 중지되겠는데 평양에서 어떻게 조치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개성공단 설비를 뜯어내 옮긴 점이 들키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어 “난해부터 힘 있는 국가 무역회사들은 외화벌이 사업에서 개성공단 설비를 적극 이용하라는 중앙의 허가를 받고 개성공단 설비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임가공 의류업체를 신설하거나 증강했다”며 “지금도 개성공단 설비로 생산된 다양한 임가공 의류들이 중국 밀수선을 통해 중국을 거쳐 일본과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이 개성공단 설비를 뜯어내는 점을 허락한 셈이다. 방송은 다른 북한 소식통을 인용하며, 개성공단 내 설비 뜯어내기에 앞서 공단 내 남아있던 의류와 전자제품 등도 북한 당국이 모두 가져가 팔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에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17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을 승인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과 접촉해 방북 일정을 짜겠다고 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24일 현재까지 방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 내 비품과 설비 등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고 있는 북한 당국이 ‘망신’을 살 수 있음을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RFA는 2017년에도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 사용하고 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북한 투자 리스크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진 바 있는데, 이를 무시한 채 투자를 강행해두고 문재인 정부와 세금 지원에 기대는 기업인들에 대한 비판이다. 자유우파 지식인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진 자원과 인력 등에는 국제적 비교 우위가 없고 ▲북한은 기업이 고용, 임금, 근로조건 등을 정할 수 없고 갑작스러운 국유화까지 우려되기에 투자하기 최악의 환경이며 ▲북한 근로자는 김정은의 하수인으로, 개성공단을 비롯한 대(對)북한 투자는 결국 김정은의 노예경제에 대한 번영을 돕는 것 이라는 등의 비판을 해왔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도 23일 PenN뉴스에서 해당 소식을 다루며 “이런 걸 모르고 투자했나. 북한 같은 곳, 그러니까 신뢰가 없는 곳에는 투자하면 안 된다. 신뢰를 만드는 게 (자유우파가 지향하는) 시장경제 체제”라며 “우리나라 좌익들은 공부를 안 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모른다. 그저 ‘보수’라고 하면 안보(만 찾는 줄 안다)”고 비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 아래는 정 대표의 北 개성공단 설비 무단 사용 관련 논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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