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이마트, 주가도 연일 바닥...문제는 ‘가격’, ‘초저가’ 브랜드로 반전 시도하는 정용진 부회장
이마트의 경쟁 상대는 롯데마트 아닌 e커머스 업체

월마트와 까르푸를 철수 시키며 대형마트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이마트가 심상찮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때도 성장세를 보였던 이마트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감소 위기에 놓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1분기 1,535억 원에서 급락한 743억 원으로 무려 51.6% 이상 급감했다. 이는 2018년 4분기 영업이익 23.4% 감소 직후에 나온 결과라 주식시장은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당장 주가로 나타났다. 이마트 주가는 2018년 1분기에 1주당 32만원대까지 상승했다가 연일 하락하여 근래 14만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241억 원 어치의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시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모든 제품을 상식 이하 가격에 팔 수 있도록 이마트만의 초저가 구조를 확립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는 “초저가 시장은 국내에서 아무도 개척하지 못한 미지의 시장”라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정 부회장이 ‘초저가’ 시장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이마트의 경쟁 상대가 롯데마트와 같은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아님을 의미한다. 앞으로 이마트는 쿠팡·티몬·위메프 등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기세를 잡아야 매출 신장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마트는 고객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초저가’ 상품을 일부에서 전체 품목으로 확대해 매일 공급하는 구조를 갖춰 나가기로 했다. 이른바 ‘초저가’의 일상화, 전면화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6년부터 노브랜드 전문점을 시장에 내놓은 뒤 현재 200개 넘는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를 2030년까지 50개로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트레이더스는 120만 원 가량인 52인치 평면TV를 39만 8000원에 판매하거나 자체 생산한 각종 신선식품 및 1인 가정식 완제품 등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식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진원 티몬 부사장도 앞으로 ‘초저가’ 시장만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