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서 LGU+ 과거 행보 거론하며 軍 보안유출 가능성 제기
이상철 LGU+ 전 부회장, 2013년 화웨이 장비 국내 도입 후 2015년 軍에 휴대폰 무상 제공...2017년엔 화웨이行
"2015년 軍 들어간 휴대폰에도 화웨이 장비 들어갔을 가능성 있어"...2013년 도입 시작부터 보안유출 우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화웨이산(産) 부품이 들어갔을 수 있는 휴대폰이 이미 우리 군에 대량 공급된 사실이 뒤늦게 조명되는 가운데, 군내 보안 유출이 이미 벌어지고 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주식 갤러리’에는 이상철 전 LGU+부회장과 관련한 의혹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부회장은 2013년 LGU+에 화웨이 LTE 통신장비를 공급을 실현한 인물인데, 2015년 9월 군에 병사 수신용 휴대폰 4만4000여대를 무상제공했다. LGU+는 제공 당시 휴대폰뿐 아니라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한다며 중계기까지 군에 무상으로 설치해주고, 3년간 통신요금 141억원(당시 국방부가 책정한 사업 예산의 4배)을 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무상제공 이유로 “북한의 도발 속에 전역을 연기한 장병에 감명을 받았다”는 말을 했다.

군에 화웨이 부품이 사용됐을 수 있는 휴대폰을 무상제공한 이 부회장은, 2017년 연봉 31억원을 받았던 LGU+를 퇴임한 뒤 같은해 5월 화웨이 총괄고문(chief advisor)이 됐다. 퇴임 이후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기기 행사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화웨이 부스에 출연해 강연을 하기도 했다. 2013년 정보 유출 우려에도 불구하고 LTE 통신장비를 국내에 첫 도입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수십억의 ‘뒷 돈’이 오갔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나왔다. 최근 논란이 되는 5G와 관련해서도, LGU+는 지난해 8월 중국 외 국가에서 최초로 화웨이 장비를 쓰겠다고 한 바 있다.

문제가 우려되는 것은 보안 유출이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했을 수 있는 LGU+ 휴대폰이 이미 수만 대나 군 안에 들어간만큼, 2015년부터 군 기밀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수신용 휴대폰이라 하더라도, 병사들이 각종 콘텐츠 등을 담기 위해 군 기밀이 담겨 있는 PC와 연결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방부가 지난달 1일부터 일반병사의 일과시간 외 개인 휴대폰 사용을 허가한만큼, 2015년에 무상배포된 수신용 휴대폰이 지금까지 사용될 가능성은 적다.

이상철 전 LGU+ 부회장 관련 의혹 제기 글에 올라온 과거 기사들. (사진 = 디씨인사이드 주식 갤러리 게시물 캡처)

게시물을 올린 커뮤니티 이용자는 “우리 군에 인심쓰는 척 LTE 휴대폰 공짜로 나눠젔던 LGU+, 선의 뒤에는 화웨이가 있었던 게 아닐까”라며 “무료로 우리 군 전체에 휴대폰 제공하라고 지시했던 당시 LGU+ 부회장의 이후 행보가 소름돋는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다른 시민들도 우려를 이었다. 이 전 부회장을 두고 ‘간첩’이라 표현한 댓글이 있는가 하면, 그의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댓글도 나왔다. 또 “저 인간 하나 배부르자고 엘지(와) 한국통신 쑥대밭된 거네. 현대판 이완용이네” “사람들이 그렇게 화웨이 장비 쓰지 말라고 했어도 귓등으로 안 듣던 LGU+가 X신” “지금 엘지 그룹의 절반은 중국이 먹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는 등의 댓글도 달렸다.

화웨이 장비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23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중국산, 특히 화웨이 장비의 보안 누출 우려는 2013년 LGU+가 도입을 시작하면서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군에 들어간 휴대폰에도 화웨이 장비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통신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리나라로의 화웨이 장비 도입 거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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