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관계자 "화웨이 거래 '민간기업 의사결정'…정부개입 힘들다"
LG 외에도 현대차, CJ, 효성 등 100개 이상 국내기업 화웨이와 거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HUAWEI)를 공식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 화웨이 불매운동인 '안티 화웨이 캠페인'(Anti-HUAWEI Campaign)에 동참을 요구했던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날 조선일보는 서울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보안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 외교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인 한국에 자신들의 대중(對中) 정책에 적극 협조를 요구한 것이다. 

실제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외교부 관계자와의 미팅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를 언급하며 민감한 국내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민간기업의 의사결정에 정부가 개입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안티 화웨이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도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서 친중반미 외교노선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거래가 많아 화웨이 불매운동에 나설 경우,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명분과 LG유플러스 등 화웨이와 거래하는 기업이 민간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협조하기 힘들다고 문재인 정부는 설명하고 있지만 한국의 중간재를 수입해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의 무역구조를 감안하면 한국이 중국에 끌려다녀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반론도 있다.

또 미국이 화웨이를 압박한 결과가 국내 기업인 삼성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기에 한국 정부가 동맹관계 강화와 경제적 이익 모두를 챙길 수 있는 화웨이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화웨이에 대적할 수 있는 회사로 한국의 삼성이 언급되고 있다. 삼성은 5세대 이동통신용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을 모두 생산할 수 있다. 미국 정부에서는 이미 동남아 통신산업이 화웨이와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민간기업이라서 개입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갖기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연금 등을 내세워 기업의 약점을 공격하고 여론을 조성해 경영권을 국가소유로 만들려는 문재인 정부의 그동안의 행보를 국민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외에도 현대차, 효성, CJ 등 국내에 있는 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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