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10명 중 9명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행 유지 또는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폐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 충격적이다. 여론조사 기관의 질문이 국민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는 구조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질문 자체가, 일반적인 수준에서 경제성장률에 맞춰 최저임금을 인상해야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것인지, 아니면 2년 연속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도 또 다시 인상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9명을 대상으로 내년도 적정 최저임금에 대해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포인트)한 결과,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51.8%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만큼인 2.7% 인상(8580원)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17.9%였고, 10% 이상을 인상해 9190원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답변이 14.3%였다. 5%를 인상한 8770원은 11.9%, 7.5%를 인상한 8980원은 7.7%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8350원으로 해야 한다는 답변은 34.8%로 집계됐다.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을 합치면 86.6%에 달한다. ‘기타’와 ‘모름·무응답’은 각각 6.7%였다.

해당 여론조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2번 항목에서 발견된다. 2번 항목의 '작년 경제성장률 2.7%'(에 맞춰)라는 설명은, 내년에 그만큼의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에 타당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작년과 올해 각각 16.4%, 10.9%, 2년 연속 급격히 인상됐다는 사실을 정확히 모르는 국민들은 호도될 수 있는 항목이다. 실제로, 응답자 중 17.9%가 2번 항목에 찬성했고, 이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답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답변 항목 중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항목이 없다는 것도 정확한 조사를 어렵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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