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란듯 저농축우라늄 생산 늘려 핵능력 과시
"이란의 위협이 현실화 되면,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 나서야 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일부 이행 중단을 선언한 이란은 저농축우라늄 생산량을 4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핵폭탄 재료인 고농축우라늄도 상부의 명령만 있으면 즉각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정권을 ‘최악의 테러 선동가(number-one provocateur of terror)’로 지칭하면서 ‘엄청난 힘(great force)’을 보여주겠다는 등 경고 수위를 높였다.

이란 원자력청은 20일(현지 시각) 국가안보회의의 승인을 받아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저농축 우라늄의 생산 속도를 네 배 높였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수주 안에 우라늄 235 비율이 3.67%에 이르는 저농축우라늄이 약 300킬로그램(kg) 정도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원자력청의 이번 통보는 자국의 핵능력을 미국에 과시하고,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원자력청의 베흐루즈 카말반디 대변인은 "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높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2015년 이란과 서방 측이 체결한 '이란 핵 합의(JCPOA)'가 규정한 우라늄 농도 상한선인 3.67%는 지켰다는 것이다. 3.67%는 경수로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준이며,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는 농도를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위협을 가하면서도 JCPOA를 어기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본격적인 핵 개발 재개 신호로 해석되는 고농축우라늄 생산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고농축우라늄 생산 능력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서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승인만 떨어지면 나흘 만에 20%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 고농축우라늄을 중수로에서 태운 뒤 재처리하면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은 (미국과) 대화할 적기가 아니며 우리의 선택은 오직 저항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 압박 공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는 최악의 테러 선동가들이 있으며 이들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뭔가를 저지른다면 매우 큰 실수를 하는 것이며, 그들은 엄청난 힘(great force)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가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준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잘못된 보도를 했다"며 협상설을 부인했다. 전날 " 이란이 싸우기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위협성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 인사 및 이익에 맞서는 이란의 위협이 실행된다면 우리는 압도적인 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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