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향해 '독재자 후예'라 비판했던 文대통령...北미사일은 단어 하나에 '신중한' 모습
靑관계자 "文대통령, 오찬간담회 후 대변인에게 자신이 실수 했다는 뜻 전해"
이언주 "김정은에 대해선 '예의바른 청년'이라 부르고...대한민국 야당은 '독재자의 후예' 운운하는 대통령"
"국민걱정은커녕 아무 생각이 없는 대통령...이 대통령을 어찌하면 좋으리까"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미 군(軍) 주요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졌다. 그러나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연이어 발사한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표현했고, 청와대 대변인이 오찬이 끝난 후 "단거리 미사일을 (잘못) 말한 것"이라고 정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중 '단도'가 문제였다. 얼핏 들으면 '탄도'로 들렸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4일 북한이 발사한 것은 '발사체'로, 9일 발사한 발사체는 '단거리 미사일'로 일단 규정하고 "분석 중"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결의안 위반이다. 드디어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을 '탄도 미사일'로 규정하기로 결심했나 했지만, 역시 아니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찬간담회 후 대변인에게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뜻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고민정 대변인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말씀하신 게 맞나"라고 묻자 "단거리미사일"이라고 답했다는 전언이다.
청와대의 생각과 달리 대다수 군사 전문가들은 당시 발사된 발사체의 비행거리나 궤적 등을 분석해봤을 때 탄도미사일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의 이날 '오락가락'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미사일이라 불렀다고 황급히 '실수'라고 머리 조아리는 대통령"이라며 "미사일 실험정황을 사전 탐지할 정찰비행을 스스로 안 하겠다며 방어권을 북에 헌납하고, 대한민국 국민을 겨냥해서 미사일 실험을 해도 꿀 먹은 벙어리인 양 한마디도 못하고, 그 실험에서 정확한 목표물인 바위를 맞추는 위력을 보여도 국민걱정은커녕 아무 생각이 없는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또 "삼대세습 독재정권이자 정치범수용소에 아직도 10만명 이상이 있고, 자기 친인척도 잔인하게 처형하는 희대의 인권유린자인 김정은에 대해서는 '예의바른 청년'이라 부르고 비밀 핵시설을 5군데 넘게 가동하며 우릴 겨냥할 핵탄두를 쉴 새 없이 만들어내는데도 '비핵화 의지' '평화' 운운하면서, 대한민국의 야당에 대해서는 '독재자의 후예' 운운하면서 할 말, 안 할 말 다 하는 대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핵미사일이 우리 국민을 겨냥하든 말든 북한에게는 그저 굽신거리며 대화 모멘텀 유지하는데 목숨 걸면서 대한민국 국민 대변하는 국회의 야당과는 대화 모멘텀 자체에 1도 관심 없는 대통령. 이 대통령을 어찌하면 좋으리까?"라고 개탄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