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등 제조회사엔 도입 안할 듯...앞으로 둘째 주-넷째 주 금요일 회사 문 닫는다
최 회장 文 정부 출범 후 갈수록 친정부 행보 강화...제조업 기반 타 대기업 우려 속 관망

최태원 회장 (자료: SK 홈페이지)
최태원 SK 회장. (사진 = SK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정부와 지속적으로 발을 맞춰왔던 SK그룹이 이번에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주 4일 근무제 도입은 국내 대기업 중 최초다.

SK그룹은 21일 그룹 콘트롤타워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를 대상으로 월 2회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SK는 지난해 11월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도입했다가, 올해 2월부터는 본격 시행한 바 있다. 여기에 그룹콘트롱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참가한 것이다.

주 4일제 근무제 시행에 따라, SK는 한 달에 2번 금요일을 휴무일로 한다. 꼭 필요한 당직자나 중요 프로젝트 참가자는 출근하지만, 나머지 인원들은 출근하지 않고 회사 문을 닫는 셈이다. 휴무 일정은 통상 둘째 주, 넷째 주 금요일로 1년 단위로 정해진다.

주 4일제 근무제 시행에는 SK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컨트롤 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식회사는 직원수가 150명가량으로 많지 않지만,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SK이노베이션이나 SK하이닉스는 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SK 측도 해당 비판을 수용, 하위 계열사에까지 주4일 근무제를 확대 도입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SK가 첫 도입한 주4일 근무제가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도 우려된다. SK의 경우 주력 사업 가운데 SK텔레콤 같은 통신 부문 라이선스 비즈니스(수수료 기반 수익) 등을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지만,  제조업 중심의 다른 대기업은 주4일 근무제 도입에 따르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친문 행보를 잇고 있는 SK그룹이 문재인 정권과 코드를 맞춰 유착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기업 수익의 사회 환원 등에 긍정적인 발언을 잇고 있다. 감옥에 수감된 적이 있는 최 회장이 무소불위로 칼을 휘두르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두려워 선제적으로 각종 정책에 우호적인 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주4일 근무제 도입에도 ‘구성원의 행복가치’ ‘딥체인지를 통한 일하는 방식 혁신’ 등을 거론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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