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격 시비까지 번진 '대림동 여경 사건'..."밥값 못하면 다 잘라야" 주장 커져
경찰 자격 시비까지 번진 '대림동 여경 사건'..."밥값 못하면 다 잘라야" 주장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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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 경찰 때린 조선족 2명 검거 과정서 여성 경찰관 별다른 역할 못해...시민에 "남자분 나와라" 시키기도
KBS, 영상 악의적 편집해 여경이 조선족 제압한 듯 보도...박대출 "(문재인) 정권에 부담될까봐 알아서 편집한 것인가"
"(여경의) 최선이 국민의 안전 위협" "밥값 못하는 여경 다 잘라야" 주장 커지지만 경찰, 언론 한 목소리로 "어쩔 수 없어"
논란 중심에 있던 여경, 현재 구로경찰서 측 조치로 휴가 가..."스트레스 받아 말도 잘 못하는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조선족에게 뺨을 맞는 남성 경찰관(좌)과 범인 검거 중 남성 시민에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 경찰관(우). (사진 = 유튜브에 게시된 '대림동 여경 사건' 원본 영상 중 캡처)

경찰 자격에 대한 시비까지 옮겨간 공권력 훼손 사건, ‘대림동 여경 사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다수 언론들이 경찰 측 입장을 대변하며 여경 비판자들을 ‘성대결로 몰아간다’고 치부하는 반면, 인터넷 상에서는 경찰 측 여경 운영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여경을 없애라’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곁에 있던 시민에 “나오세요"하다 마무리된 ‘대림동 여경’ 사건…KBS는 오보까지

‘대림동 여경 사건’은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거리에서 일어났다. 당시 술에 취한 조선족 허모 씨(53)는 출동한 남성 경찰관의 뺨을 때렸다. 이 경찰관이 제압에 나서자, 남성 경찰관의 제압을 막으려는 조선족 장모 씨(41)는 곁에 있던 여성 경찰관을 밀치고 남성 경찰관을 끌어냈다. 그런데 장 씨의 이같은 행동에도 여경은 어쩔줄 몰라했다. 이 여경은 곁에 있던 남성 시민에 “아 힘들어. 남자분 하나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라며 직무를 회피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조선족들은 결국 경찰에 제압됐지만, 지난 15일부터 사건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며 논란이 시작됐다.

직무를 잘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여경을 KBS가 조작해 보도한 영상. (사진 = KBS 뉴스9 화면 캡처)

논란은 KBS 보도 뒤 더 커졌다. KBS는 원본 영상이 퍼지고 이틀 뒤인 지난 17일 대표 뉴스 프로그램 ‘뉴스9’에서 영상을 여경이 조선족들을 제압하는 듯 조작해 내보냈다. 뉴스9 방송에선 여경이 조선족을 누르며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해당 장면은 KBS 측이 서로 다른 영상과 음성을 합쳐 만들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전혀 다른 오보를 낸 셈이다. 맥락이 완전히 달라진 편집 영상을 두고도, KBS 측은 “방송시간 제약 때문에 부득이 편집한 것”이라고 했다. 이 보도가 있던 날은 구로경찰서가 직접 나서 원본을 공개한 날이기도 하다.

이에 공분한 네티즌들도 비판을 잇고 있다. 보도가 있었던 지난 17일 즉각 KBS 뉴스 제작 책임자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음은 물론, KBS가 보도하는 다른 포털 기사 등에도 오보를 내리라는 비판 댓글이 지속적으로 달리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인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실에서도 20일 ’대림동 여경 사건’과 관련해 ’KBS는 조작방송공사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KBS는) 제압에 힘겨워하는 장면 1의 영상에 추후에 제압한 장면 2의 음성을 억지로 끼워맞췄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조작됐으니 ’나쁜 조작’이다. 무엇 때문에 조작방송을 계속 하나“라며 “(문재인) 정권에 부담될까봐 알아서 편집한 것인가.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해서 되겠나. 한 번은 실수라고 하겠지만 두 번은 고의다. 이러니 조작방송공사라는 비판을 받는 것 아닌가. 진짜 국영방송으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아가라“고 촉구했다. KBS 측은 잇단 ’오보’ 논란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는 않고 있다.

 

언론들은 비판하는 네티즌 두고 ‘성대결 몰아간다’...체력검정 불합리 문제삼으며 “여경 없애라” 주장 나오기도

네티즌들은 경찰 채용, 승진 시 남성과 여성이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실제로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좌우 악력, 팔굽혀펴기 등 5종목을 심사하는 경찰 체력검정은 남녀별 측정기준이 다르다. 여성은 남성보다 70~80%만큼의 성적을 내도 동일한 점수를 받는다. 현장 출동, 범인 검거 등이 잦은 경찰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있겠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인터넷 상에서는 ‘밥값 못하는 여경들 다 잘라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범죄자 검거 상황에서 시민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라는 것이다. 한 시민은 “사실 이번 구로구 여경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을 것이고 그것이 제일 슬픈 것이다. 그 최선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여경은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기에 순찰조차 하지 않는 내근직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그 부담은 남자 경찰에게 모두 쏟아진다. 그런데도 남성 경찰관과 같은, 혹은 더 많은 봉급을 챙긴다”고 했다.

해당 논란이 커진 데 대해, 경찰 측은 “불시에 공격당해 어쩔 수 없었다. 사건의 본질은 경찰관 폭행”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다수 언론들도 경찰 측 입장을 수용해 여경이 필요하다며, 일부 네티즌이 성대결을 부추긴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도 넘은 여경 무용론” “남성도 취객 제압 힘들다” 는 등의 ‘물타기’성 보도도 이어졌다.

(사진 = 여경 비판론자들에 '성대결을 부추긴다'는 식의 보도를 내놓은 조선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
(사진 = 여경 비판론자들에 '성대결을 부추긴다'는 식의 보도를 내놓은 조선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

특히 조선일보는 20일 보도에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경찰 폭행과 공권력 무시이지 출동한 경찰관의 성(性)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성 경찰 중에서도 체구가 작은 사람이 있고, 현장에서 소극 대응해 논란이 된 경우가 있었기 때문” “살과 살이 부딪치는 출동 현장에서도 여성 경찰관이 필요하다. 남성 경찰들이 여성 피의자, 피해자에게 대응하기 위해 여성 경찰관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했다. 다만 해당 보도에서 여성 피의자와 피해자에 왜 여경이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해당 기사 댓글에도 ‘선진국 경찰은 (범죄자) 성구분 없이 팬다’ ‘자꾸 여경 문제로 몰아가는데 경찰 직무 수행의 문제다’는 댓글이 달렸다.

경찰 직무에 대한 근본적인 시비가 계속되는 가운데, 추가 논란도 예상된다. 구로경찰서는 술취한 조선족들을 여경이 체포했다는 입장이지만, 영상에 찍힌 여경이 체포 당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2월 12일부터 ‘진술거부권’도 체포 시 고지하도록 내부 규정을 바꾼 바 있다. 피의자들이 체포로 인해 위축돼, 진술거부권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편, 조선족 취객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한 채 남성 시민에게 ”남자분 하나 나와라”는 지시까지 했던 여경은 현재 ‘정신적 충격‘을 받아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경찰서 측은 20일 한 언론에 “(사건 당사자인) A경장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말도 잘 못하는 등의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위로 차원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밝혔다. A경장은 이번주 후반쯤에야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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