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컷뉴스는 지난 1일 태극기 게양운동을 기획한다는 한국대학생포럼의 활동과 관련해 <‘한반도기 반대’ 2030단체, 수상한 뒤를 캐보니...>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미 진영논리에 입각해 '수상하다고 결론내린 채 노골적으로 편향적인 접근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노컷뉴스는 “2030 세대의 표본으로 '한국대학생포럼'을 설정한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이견이 제기된다”며 “해당 목소리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친박 보수 성향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노컷뉴스 <‘한반도기 반대’ 2030단체, 수상한 뒤를 캐보니...> 보도

노컷뉴스는 한국대학생포럼이 마치 ‘정치적 유착관계’가 있다는 점을 암시하듯이 끊임없는 정황 관계를 언급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어버이연합' 등으로부터 후원받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편향적인 행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는 한편, 단체의 과거 행적을 연계하여 “국정 역사교과서지지 집회, 세월호 추모집회 반대, 한미FTA 적극지지 국정원 해체반대 등 수차례 보수집회를 열어왔다”고 나열한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을 만든 것도 이 단체”라고 지적하며 “이처럼 뚜렷한 정치색을 띈 단체”의 “내부논의를 들어 '2030 세대의 여론 악화'를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과거 좌편향 시민단체가 행동하면 ‘시민·국민의 목소리’로 바꿔서 보도하던 행태와는 대조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네티즌들은 이 보도에 대해 “좌파단체 시위에 대해서는 문제삼는 거 한번도 못봤는데”, “촛불 때는 민노총ㆍ전교조 등 좌익들이 선동 안 했나?”, “지금 사회단체 및 노조 가운데 민주당 사람들이랑 연관 안된 곳이 있나?”라며 꼬집었다.

일부는 “한반도기 반대하는걸 무슨 적폐로 몰아가네”라며 마찬가지로 불편한 시선을 드러냈으며, “단지 문 대통령의 독단적인 밀어붙이기를 지적했을 뿐인데 항상 그래왔듯이 친박, 알바에서 이제 2030 단체마저 몰아간다. 당해보니 알겠다는 2030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부정적인 여론이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를 지적하는 ‘평창유감’ 노래가 유튜브에서 수 만개의 공감을 받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대학생포럼 관계자는 “어버이연합과 공동집회를 열었던 것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그 당시 현재 회원 대부분은 중고등학생이었다”며 “왜 과거의 행적 때문에 현재 발표한 의견까지 친박보수 프레임에 갇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그는 “'개막식 때 못 드는 태극기'라는 표현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 남북 공동입장 시에만 한반도기를 흔드는 것”이라는 노컷뉴스의 지적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한반도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개최국이 입장할 때 태극기를 들지 못하는 것 그 자체에 관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호응하는 이들은 "일관된 친북적 행태에 우리나라 국민과 태극기가 위축되고 오히려 인공기·한반도기, 북한이 우선시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보도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어린것들이 벌써부터, 이득에 눈멀어서 저 짓이라니. 차라리 노가다라도 해서 돈을 벌라”며 돈 때문에 행동한다고 확인되지 않은 인신공격성 발언과 함께 노골적으로 단체를 매도하기도 했다. 이 의견도 수십 개의 공감을 받았지만, 많은 비공감도 동반됐다.

네이버 댓글 중 일부
네이버 댓글 중 일부

전반적으로 노컷뉴스의 보도와 같은 프레임을 지지하는 이들은 자유우파 진영의 행보에 대해서는 다소 일관되게 ‘친박 보수’라는 단어를 통해 ‘부패’ 이미지와 연결짓는 양상이다.

이러한 보도행태는 자유와 시장,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대학생 단체를 ‘진영논리 낙인찍기’에 가둬 ‘싹’부터 차단하겠다는 행태로 비춰진다. 좌경화된 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맞서는 사회적 움직임을 견제하고 무력화시키려는 악의적인 정치공학적 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30세대가 평창올림픽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년단체 중 하나의 말을 인용한 것을, 단체의 과거 이력을 끌어들여 현재 속한 대학생 주장을 낙인찍고 폄훼한 것은 과도한 이념과잉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노컷뉴스는 지난 대선 당시 18세 투표권을 희망하는 단체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관심있게 보도했다. 그런데 이러한 과거보도양상과 달리 ‘정치색이 뚜렷한 집단’의 목소리라면서 대학생 단체의 행보를 폄훼하는 시도는 마치 자신들과 동일한 정치색만이 정당한 국민의 목소리라고 생각하는, 독단과 아집에 바탕하여 보도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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