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슬 했으면 그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야기에 이같이 답해
좌파 장기 집권 주장도..."아직 노무현의 시대가 오지 않았다. 5년은 더 가야한다"
文정권이 초래한 '경제 참사'는 오히려 한국당 탓..."경제학 성적이 F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右),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右),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그간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빼달라고 하는 등 차기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해왔던 것과 달리 18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정계복귀 요청에 "원래 자기 머리는 못 깎는다"고 답해 생각을 바꿀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양정철 원장, 김어준과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겸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던 중 "딱 부러지는 분이 왜 자기 앞길은 명확하게 결정 못하느냐"는 양 원장의 질문에 이같이 언급했다.

양 원장은 유 이사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점을 강조하며 "벼슬을 했으면 그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때가 되면 역사 앞에 겸허하게 (나서야 한다)" "대의에 충실히 복무하시길 바란다"는 등 유 이사장이 차기 대선에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계속 남발했다.

유 이사장은 "총선이 다가오면 알릴레오에서 총선 특집 방송을 꾸준히 하겠다"며 즉답을 피하는 듯했다. 다만 그는 "원래 자기 머리를 못 깎는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일각에선 유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본인은 여전히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지만, 향후 친노그룹·좌파세력의 간곡한 요청이나 시대 상황이 변하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는 뜻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또 "아직 노무현의 시대가 오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 집권 5년 기간이 노무현의 시대로 더 가까이 가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보고 그 뒤 5년은 더 가야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소위 소득주도성장에 의한 경제의 어려움을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경제학 성적이 F다"라고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했다. 유 이사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사회주의 정책이 아니라 케인즈주의 정책"이라며 "경제학 시험에서 이것을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쓰면 F"라고 했다.

최근 -0.3% 마이너스 성장,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등 각종 경제 지표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유 이사장의 한국당 비판은 마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한국당에 돌리는 듯이 들리기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은 국정 운영 총책임자인 문 대통령이 지는 것이 마땅하고 상식적인데도 말이다.

유 이사장은 연이은 '논란'의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 11일 대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 북한 김정은에 대해 "김정은이 마음에 든다. 최소한 자기 아버지(김정일)와는 다르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다음날인 12일 전라도 광주에서 개최된 같은 행사에선 5.18 기념식에 참석하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두고 "(의도적으로) 얻어 맞으려고 오는 것"이라며 "이 모든 작태는 다시 한 번 인구가 많은 영남의 지역감정 조장 의도가 아니라면 건전한 상식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황 대표가 광주에 왔을 경우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며 '3무(無) 지침'을 제안했다. 유 이사장은 "첫째,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둘째, 절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셋째, 절대 악수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황 대표가 나타날 때 즉시 뒤로 돌아서는 것"이라며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뒤로 돌리는 행동을 보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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