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돈통 놓고 박근혜 팔아 정치생명 이어 갈려는 양아치 같은 사람들"
"그러니 탄핵 당하고, 구속 당하고 아직도 핍박 받는 것...미몽에서 깨어 나야"
황교안-임종설 '설전' 와중엔, 황교안만 비판...5공 공안검사 시각으로는 바뀐 세상 대처 어렵다"
고성국 "홍준표의 이런 망언을 용납해선 안 돼...한국당에서 제명해야" 직격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자유 우파 진영을 대표해 제19대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최근 발언이 심상치 않다. 우파의 명백한 잘못을 비판하는 것은 문제 삼을 이유가 없지만, 태극기 시민들을 '거지'에 비유하거나 우파 궤멸 이유가 '레밍 근성' 때문이라고 하는 등 '막말'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설전'을 주고 받는 와중에 황교안 대표의 편을 들긴커녕 "5공 공안 검사의 시각으로는 바뀐 세상을 대처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내부 총질' 까지 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임 전 실장을 향해 "80년대 학생운동권은 혁명이론, 싸우는 것을 공부한다. 우리(자유 우파 세력)는 (나라를) 세우는 것을 공부하고 세우려고 노력했는데, 지금 좌파는 돈 벌어본 일이 없는 사람"이라며 "임종석 씨가 무슨 돈 벌어본 사람이냐. 제가 그 주임검사였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친북 좌파 단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으로 지난 1989년 임수경 방북 사건의 배후로 지목, 당시 황교안 검사에 의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을 산 바 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세상은 빠르게 진화하는데, 아직도 좌파·우파 타령을 하고 있으니,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서 한 걸음도 진화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게 그저 놀랍기만 하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과거 '반미·친북' 활동에 대해 잘못됐다거나 반성한다는 등의 발언을 단 한 번도 한적이 없다. 지난 2017년 11월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임 전 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전희경 한국당 의원에게 "전대협의 강령은 반미·민중에 근거한 진보적 민주주의를 밝히고 있다. 청와대에 들어간 전대협 인사들이 이같은 사고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자 "매우 모욕감을 느낀다, 매우 유감이다. 그게 질의냐"고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런 상황에서 홍 전 대표는 비판의 화살을 임 전 실장이 아닌 황 대표에게 돌린 것이다. 그는 "자랑스러울 것 없는 5공 공안검사의 시각은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야당 정치 지도자 상을 세우십시오. 한국 정치판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라며 "이미지 정치로 성공한 사람은 이미지가 망가지는 순간 몰락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랬습니다"라고 박 전 대통령을 '이미지 정치'나 한 사람으로 폄훼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 취임 후 아스팔트 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태극기 시민들을 모욕하는 듯한 뉘앙스의 글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거리에서 돈통 놓고 박근혜 팔아 정치생명 이어 갈려는 양아치 같은 사람들을 보면 대한민국 보수, 우파들은 참으로 순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그러니 탄핵 당하고 구속 당하고, 아직도 핍박을 받는 것이다. 미몽에서 깨어 나야 한다"고 했다.

15일에는 한술 더 떠 우파를 '레밍'에 비유해 충격을 줬다. 레밍은 비단털쥐과에 속하는 설치류의 일종으로 '집단 자살'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비판을 분열로 매도하는 레밍 근성 때문에 박근혜 정권이 붕괴되고 보수·우파가 궤멸되었던 것이다"라며 "참 딱하다. 24년간 당을 위해 흔들림없이 헌신했던 나를 당권 차지하려고 노무현 정책실장을 앞세워 제명 운운했던 사람들이 나를 비난할 자격이 있나. 내 참 어이가 없다. 더 이상 당하지 않으려면 모두 정신 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아울러 다음달 초 대표적 '친문·좌파'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낮술'을 마시는 형태의 유튜브 공동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각각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운영 중이다.

공동방송의 MC를 맡게 된 변상욱 국민대 초빙교수는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마포의 껍데기 집이라든지 조용하고 정갈한 술집에서 만나서 한잔하면서 할 것"이라며 "시간이 오전이라 낮술처럼 되어버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낮술을 한잔 걸치면 그동안 짊어지고 있던 진보정당 아니면 보수정당이라고 하는 틀도 확 벗어던지며 앞뒤 안 가리고 얘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각에선 두 사람의 공동방송을 두고 흥미로운 시도긴 하지만 유 이사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우파 성향 시청자들이 방송을 '흥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1일 북한 김정은에 대해 "마음에 든다. 최소한 자기 아버지(김정일)와는 다르지 않나"라고 자문했다.

12일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을 두고는 "(의도적으로) 얻어맞으려고 오는 것이라며 "이 모든 작태는 다시 한번 인구가 많은 영남의 지역감정 조장 의도가 아니라면 건전한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3무(無) 지침'을 제안했다. 유 이사장은 "첫째,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둘째, 절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셋째, 절대 악수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황 대표가 나타날 때 즉시 뒤로 돌아서는 것"이라며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몸을 뒤로 돌리는 행동을 보였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방송을 통해 홍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 사람(홍 전 대표)은 불과 2년 반 전에 있었던 정치적 배신, 집단적 모반(謀反) 이런 것들을 전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으로 몰고 있다"며 "홍준표의 이런 망언을 그냥 용납해선 안 된다. 망언의 책임을 물어서 (한국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