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용 도서 '축포성'에서 '핵미사일 보유국' 자랑하면서 文, 국제사회는 조롱
'미국산 삽살개'라는 시에서 文 두고 "제 죽을 줄 모르고 승냥이만 따르네" "청와대의 삽살개 불고기가 될걸"
文정부, 해당 책 내용 알고 있었지만 '특수도서' 분류하고 일반 공개하지 않아

(왼쪽부터) 최근 사흘간(4월11~13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김정은, 4월15일 오후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최근 사흘간(4월11~13일)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김정은, 4월15일 오후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삽살개’로 조롱하는 동시집을 펴내 배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북한은 대외적으로 문재인 정부와 국제사회에 ‘평화’와 ‘대화 기조’를 운운해왔지만, 등 뒤로는 음해와 조롱을 잇고 있었던 셈이다.

조선일보는 15일 동아대 강동완 교수가 입수한 북한 내부 도서 ‘축포성’ 내용을 공개했다. ‘축포성’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용 시 130여편이 담겨 있는데, 시에는 핵보유국임을 자랑스럽게 천명하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이외에도 김씨 3대 독재정권을 찬양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출판한 곳은 ‘금성청년출판사’로, 북한 청소년의 사상 교육을 책임지는 곳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을 조롱하는 시는 ‘미국산 삽살개’라는 시다. 시에는 “우리 집의 삽살개/하루종일 졸졸 나(북)만 따른다지만/이상도 하지/제 죽을 줄 모르고/승냥이(미국)만 따르네” “꽈릉꽈릉 불벼락에/승냥이놈 즉살되면/청와대의 삽살개/불고기가 될걸 뭐”라는 내용이 담겼다. 2017년 집권 이래로 대북 지원과 대화 요청, 남북군사합의 등 친북적 행보를 보인 문 대통령을, 북한은 고작 개에 비유한 셈이다.

다만 책 제목이 ‘축포성’인 만큼, 삽살개 비유 외에는 핵보유를 자랑하는 시들이 많다. ▲‘내 나라 제일 쌔다야’라는 시는 “어제는 대륙간탄도로케트/저 하늘에 씽 날아오르고/오늘은 수소탄 꽝 꽈르릉” “아무리 제재와 압박을 해도/(미국놈들) 불벼락에 몽땅 타죽고 말걸”이라는 내용이다. ▲‘몰랐지 알았지’ 시에서는 “몰랐지 미국놈들아/우리나라 위협해도/수소탄 하늘땅을 울릴 줄” “정말 알았지/구린내 나는 그 상통(얼굴)/또 들이밀 땐/미국땅이 통째로 없어질 줄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온세상에 만만세’라는 시는 “우리의 탄도로케트/제일이야 만세! 만세!/날강도 미제놈들/미국땅을 통째로 잠글 거야”라는 표현이 있었다.

2017년 12월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고 있는 북한 모습. (사진 = 연합뉴스)
2017년 12월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고 있는 북한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격을 자제하고 있는 북한은, 국내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동시집에선 원색적인 표현을 일삼고 있었다. ‘트럼프의 개나발’이라는 시에서는 “짖어대는 트럼프야/미친개에겐 몽둥이찜질/명약이란다/수소탄 맛 한번/먹어보겠니”라는 내용이 적혔다. ‘복수의 강타’란 제목의 시에서는 “늙다리 트럼프야/우린 빈말 모른다/겁에 질린 개처럼 너는 자꾸 짖어대도”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개로 비유했다.

신문은 문재인 정부도 이같은 내용의 책이 발간된 점은 알고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 북한자료센터는 이 동시집이 출판됐던 지난해 책을 확보해 보관 중이지만, ‘특수도서’로 분류해 일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 담긴 북한 동시집을 공개한 강동완 교수는 조선일보에 “남북, 미·북 관계가 가장 좋았다는 작년에 이런 책이 나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겉으론 상냥한 미소를 짓는 북한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가 김정은의 위선에 속고 있는 건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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