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우 칼럼] 북한 식량난에 봉 노릇을 하는 좌파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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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9.05.16 09:33:39
  • 최종수정 2019.05.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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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난은 人災...진짜 원인은 김씨 일가 독재체제
北, 무기생산에 쓸 달러로 식량구입해야...
핵폐기 거부하는 北정권 지원은 결과적으로 2400만 북한동포 고통만 연장시켜
김석우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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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릿고개’라는 말을 이해하는 한국 대학생을 찾기 어렵다. 70년대 이후 세대는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한반도 역사에서 만성적 기아를 해결한 전환점은 1970년대였다. 1962년 경제개발 제1차 5개년 계획을 시작하고서도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10년 이상 걸렸다.

박정희 대통령은 주곡인 쌀의 자급실현에 특별한 의미를 두었다. “석유가 모자라면 공장을 쉬게 하면 되지만, 쌀은 5만 톤이라도 부족하면 폭동이 일어난다”고 강조하면서 쌀 생산을 독려하였다. 경지정리, 저수지·관개시설 정비, 비료생산, 종자개량에 심혈을 기울였다. 허위보고 때문에 부실했던 농업통계도 정비하였다.

통일벼 개발은 쌀 자급을 위한 필사적 노력의 결과였다. 필리핀 소재 국제미작연구소(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에 파견된 서울대 허문회 교수가 1970년 다수확 품종 IR667을 개발하였다. 기적의 쌀로 알려진 통일벼다. 이를 1972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보급하여 쌀 수확량을 늘렸고, 이에 힘입어 1977년에 쌀의 완전자급을 달성하게 되었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일본을 능가하는 세계최고기록을 세웠다. 그 결과 무미일(無米日), 잡곡 도시락과 같은 쌀소비억제조치들이 해제되었다. 쌀막걸리 금지도 해제되었다. 지금은 쌀 생산이 넘쳐서 맛없는 통일벼에서 맛있는 품종으로 바꾸었지만,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와 농민들의 피나는 노력은 역사의 기록에 남을 일이다.

북한은 만성적 식량난에서 헤어날 수 없는가? 북한은 지난 2월 김성 주유엔 대사를 통해 창피를 무릅쓰고 또다시 식량난을 호소하며 국제기구들에 긴급원조를 요청하였다. 유엔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올해 쌀, 콩, 감자 등 생산량이 140만 톤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북한 인구의 40퍼센트인 1100만 명이 영양부족상태인 것으로 분석하였다. 북한 주민들은 초여름까지 험한 보릿고개를 겪게 된다.

북한의 식량난은 1990년대 외부세계에 알려졌고, 당시 300만 명 가까운 대량 아사 사태가 벌어졌다. 탈북자 행렬도 본격화되었다. 북한 당국이 협동농장을 분조관리제와 포전담당제로 부분적으로 개선하고, 개인소유 뙈기밭과 장마당의 역할로 생산량이 늘었으나, 만성적인 식량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제적 식량난인가? 중국이나 베트남도 개혁·개방정책을 시행한 후 2-3년 만에 식량문제를 해결하였다. 1990년대나 금년이나 북한의 식량난이 자연재해 때문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러한 재해는 다른 나라도 겪지만 식량난이나 대량아사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북한 정권의 잘못으로 일어나는 인재(人災)에 해당한다. 진짜 원인은 김씨 일가의 독재체제에 있다. 일찍이 인도출신의 후생경제학의 대가로서 199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야 센(Amartya Sen) 하버드대 교수는 지구상의 대량 아사사태는 독재국가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갈파하였다. 영국식민통치하의 아쌈지역의 대량아사사태를 비롯하여 마오쩌둥 치하의 중국과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서 그러한 대량 아사사태가 발생하였다. 지금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북한의 경우다.

독재 체제이기 때문에 대량아사 사태가 벌어져도 주민들은 정권을 비판하지 못한다. 반동으로 몰려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거나 공개 처형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자유가 없는 사회, 즉 기본적 인권이 박탈된 사회이기 때문에 수백만 명이 죽어가도 꼼작 못하고 당하는 것이다. 독재정권은 주민들이 굶어 죽어도 해결 노력을 소홀히 한다.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사용하면서도 주민들의 먹는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리고서는 식량난으로 보릿고개에 처했으니 식량을 보내라고 국제사회에 낯 두꺼운 요청을 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정권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마땅하지 않은가?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계속된 만성적 식량난에 대한 북한 정권의 책임은 면할 수 없다.

한때 한국 정치권에서는 웃지 못할 희극이 벌어졌다. 북한인권법이 국회에 상정되자 당시의 야당 원내대표는 북한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인권법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북한 식량난을 해결할 책임이 마치 한국에 있는 것처럼 대북 식량지원에 열을 올렸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엄격한 모니터링 없는 대북식량지원은 군사적으로 이용될 뿐 주민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데도 이를 무시하였다.

인도네시아의 전 검찰총장 출신의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013년 보고서에서 북한인권침해의 주요 유형 9가지 중 첫 번째로 식량권문제를 들었다. 고문, 강제실종, 정치범수용소, 성분제도, 표현의 자유보다도 일부러 먼저 지적한 것은 한국 정치인들의 식량권 문제에 대한 착각을 고쳐주려는 것이었다.

북한도 가입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규약’ 제11조에 의하면 북한 주민의 식량권을 보장할 1차적 책임은 바로 북한 당국에 있다. 북한 당국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을 때 국제사회의 협조문제가 나오는 것이다. 북한 정부가 핵·미사일 개발과 금수산기념궁전 건설에 막대한 달러를 쓰면서도 주민들의 식량 확보에는 등한히 하여 일어나는 사태를 국제사회 특히 한국 정부가 책임지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만성적 식량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 무기생산에 쓸 달러를 식량구입에 돌려야 한다. 그러한 노력 없는 북한정권에 대한 식량지원은 독재체제 지원에 다름 아니다. 결과적으로는 불쌍한 2400만 북한 동포의 고통만 더 연장시키는 것이다.

현 정권 측은 북한인권법 제정을 질질 끌다가 12년 만에 통과시키고서도, 법통과 3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법상 핵심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을 발족시키지 않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나 민생보다는 북한 독재정권의 안위에 더 신경 쓰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이 유엔안보리의 제재결의에 위반하여 지난 5월 4일과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에서도 식량지원을 밀어붙이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작년에 1 Kg에 5000원이던 쌀값이 4000원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식량지원을 서두를 필요가 있는가? 지금 북한에서 식량난으로 타격받을 사람들은 군인, 당원과 평양시민과 같은 핵심계층이지 장마당에 의존하는 일반주민은 별 상관이 없다.

지난 13일 문 대통령은 정의용 안보실장이 만나려던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을 직접 접견하여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퍼주기라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다. 통일부 장관은 14일 대북지원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들만 초청하여 여론 수렴했다고 구색을 맞춘다.

노무현 정부 시기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하여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었고,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완화시키려는 문재인 정부의 최근 외교행태도 마찬가지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과 국제사회의 부정적 여론을 무시하고 인도적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추진한다면 북한 주민이 아니라 독재정권을 도와주는 것이다. 핵폐기를 거부하는 북한 정권에 대한 식량지원은 불쌍한 북한동포의 고통만을 더욱 연장시킬 뿐이다.

김석우 객원 칼럼니스트(21세기 국가발전 연구원 원장, 전 통일원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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