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우리말살리기겨레모임 대표 "세종대왕상은 정치적 계산 때문에 만든 게 아니야"
"박원순 시장의 동상 이전 발언은 잘못된 정보와 지식에 의해서 나와...바로 잡아야"
원작가 김영원 교수 "서울시 측에서 아무런 의논도 없었고 양해도 없다가 갑자기 입장 나와 당황"

14일 세종대왕동상 이전 반대하는 한글단체 회원들 [연합뉴스 제공]
14일 세종대왕동상 이전 반대하는 한글단체 회원들 [연합뉴스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일 이스라엘 방문 도중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알려지자 한글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대로 우리말살리기겨레모임 대표는 15일 “세종대왕 동상은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의논해서 그 자리가 좋다고 해서 만든 것이지 어떤 정치적인 계산이나 순간적인 생각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세종대왕과 한글은 우리 나라의 자랑거리이기 때문에 더 잘 모시고 빛내야 하는데, 지금 동상을 구석으로 내몰겠다는 것은 그 취지에 반대가 되는 일”이라며 “(박원순 시장의 발언은) 잘못된 어떤 정보나 지식, 그리고 판단에 의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걸 바로잡기 위해 어제 기자회견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 60여개 단체로 이뤄진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회원들은 14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대왕 동상 이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종대왕상을 조각한 김영원 전 홍익대 미대 학장도 회견에 참석해 "세종대왕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기념물"이라며 "건립 당시 여론을 수렴했고 각계각층 전문가 20여 명의 검증도 거쳤다. 기단(基壇)을 줄여 규모를 작게 하거나 광장 위아래로 옮기는 것은 도와줄 수 있지만, 옆으로 옮기느니 아예 치우는 게 낫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측에서) 사전에 아무런 의논도 없었고 양해도 없다가 갑자기 언론을 통해 그렇게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당황했다”라며 “신중하게 검토해야하는데 일반 조형물처럼 취급해서 마음대로 옮긴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 조형물이라도 원작가한테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이러한 야만적인 일을 한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이대로 우리말살리기겨레모임 대표는 기자회견에 대한 서울시 측 반응을 묻자 “기자회견 한다고 알리지도 않았다. 공무원들은 만나기도 힘들고 우리를 상당히 무시한다. 그래서 언론이 보도해 줘야 그분들이 관심을 갖는다”며 “시민의 소리를 듣는 게 아니라 자기들 방침을 정해 놓고 그대로 밀고 나가는 꼴”이라고 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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