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근 北 미사일 발사에 "단거리 미사일이며, 전혀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입장
美,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추진하는 소위 '인도적 식량지원'에는 명확한 입장 안 밝혀
트럼프, 재선 앞두고 '대북정책 실패' 평가 우려하며 유화적 제스처 내놓은 듯...우파 일각서 '다른 선택' 가능성도 제기
美 유화적 제스처에도 北은 막무가내...대남선전매체 "선언 이행 미뤄놓고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여러 차례 발사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뢰위반(breach of trust)’은 아니라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도발을 잇고 있는 북한 김정은은 문재인 정부에 식량지원 등을 촉구하며 ‘적반하장’ 식 요구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인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김정은과의 신뢰 위반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절대 그렇지 않다.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었으며, 그래서 나는 그게 전혀 신뢰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순간에는 그렇게 생각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던 데 대해 긍정적으로 발언한 적이 있다. 폴리티코 기자도 이를 언급하며 “이번 일을 좌절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인가”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격 당시) 일부는 미사일도 아니었다.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 신뢰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앞선 답변을 되풀이했다. 전날(현지시간 9일)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발언과는 다른 입장인 셈이다. 

일부 국내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최대 외교 실적으로 꼽아온 가운데 자칫 대북 외교의 실패를 자인해야 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도발이 이어지는 경우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실패 평가가 불거져, 그의 재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파 진영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돈을 들이지 않고 대화만으로 북한 도발을 막고 있음을 시사해왔지만, 최근의 잇단 도발로 그 전제가 깨졌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도발 이후에도 주장하고 있는 소위 ‘인도적’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미국 측 기조가 명확히 정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의 협상 기조를 한 번에 깨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잇단 도발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식의 언급은 꾸준하게 해왔다.

미국 측의 유화적 제스처에도, 북한은 막무가내식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12일 “주변 환경에 얽매여 선언 이행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뒷전에 밀어놓고 그 무슨 ‘계획’이니, ‘인도주의’니 하며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써 나가려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며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놓고 마치 북남관계의 큰 전진이나 이룩될 것처럼 호들갑을 피우는 것은 민심에 대한 기만이며 동족에 대한 예의와 도리도 없는 행위다. 시시껄렁한 물물거래나 인적교류 같은 것으로 역사적인 북남선언 이행을 굼때려(때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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