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돌아온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가 10일(현지시간) 김정은을 ‘범죄자, 폭력배, 살인자’로 규정하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나라들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5년 북한 관광에 나섰다 북한당국에 체포된 뒤 복역하던 중 혼수상태에 빠졌고 2017년 6월 미국으로 송환됐지만 며칠 뒤 숨졌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납북자 관련 행사에서 북한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호칭하며 북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웜비어 씨는 “김정은은 범죄자”라며 “우리는 국제무대에서 그에게 ‘위원장’이라는 지위를 부여했지만 실제로는 ‘범죄자 김’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상대하는 인물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한다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고 따라서 진실을 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북한을 있는 그대로 불러야 한다. 그들은 ‘범죄집단’이고 ‘폭력배’이자 ‘살인범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정권의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며 최근 망명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를 언급했다.

웜비어 씨는 “조 전 대리대사는 부인과 함께 잠적하는 과정에서 장애가 있는 딸을 학교에 남겨뒀고 이 때 딸이 안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북한정권은 그녀를 납치해 인질로 잡고 있다”며 “불과 6개월 전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며 북한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주민의 인권문제도 정면으로 제기했다.

웜비어 씨는 최근 북한이 식량 배급량을 하루 300g으로 제한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언급하면서 ‘이는 식빵 4조각에 불과한 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네덜란드 정부가 평양으로 향하는 보드카 9만 병을 압류한 사실을 지적한 뒤 김정은은 오늘날 체계적으로 북한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정은이 수천만 달러를 스위스 은행 계좌에 보유하고 있고 모든 나라들에도 자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웜비어 씨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나라들이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지난 14년 전 중국에서 실종된 미국인 데이비드 스네든과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태국 여성 아노차 판조이의 가족 등이 참석해 이들의 송환을 촉구했다.

데이비드 스네든의 형제인 제임스 스네든은 “(데이비드가) 북한에서 풀려나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궁지에 몰리고, 침묵하는 북한 주민들 또한 외면할 수 없다”며 “데이비드와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게 할 시간이 됐고, 그 시간은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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