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가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인 ‘유상리'에 대한 보고서를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날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평안남도 운산군의 전략 미사일 벨트에 위치한 유상리 기지를 집중 분석했다.

유상리 기지는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63km, 서울에서는 북동쪽 220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시설은 4.5km 떨어진 작은 마을 이름을 따 밀천리 기지라고 언급되기도 한다.

이 기지는 지원 부대와 함께 여단급 내지 더 큰 규모의 부대를 수용하고 있으며, 최근에 건설된 북한 전략군의 미사일 작전기지 중 하나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 이전에는 이 지역에 대한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었고, 북한도 이 기지를 대외적으로 공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분단을 넘어'가 유상리 기지와 관련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보관하는 기지일 가능성을 거론해 주목된다.

보고서는 유상리가 아직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ICBM급인 '화성-13' 미사일이나 2017년 7월 2차례 시험발사된 '화성-14', 혹은 '화성-15'(2017년 11월 시험발사) 미사일을 보관한다고 알려졌다며 그러나 이들 미사일 시스템의 개발 및 생산 상황이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에 이런 보고들은 조심스럽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단정하진 않았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찍힌 위성사진을 보면 이 기지는 '완전한 운영상태'(fully active)에 있고 잘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보고서는 이 기지의 위협을 감안할 때 북한과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협상의 일부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 보고서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 정보당국이 약 3제곱마일 면적의 이 기지를 수년간 감시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 기지는 거대한 지하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 지하시설이 이동식 미사일을 보관하고 점검하는 시설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빅터 차 석좌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기지가 전체 산을 움푹 파내서 만든 것이라면서 지난 16년간의 위성사진을 포함한 많은 단서들은 이 기지가 장거리 미사일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CSIS 보고서가 공개한 사진에는 무기 자체가 보이진 않지만 이동과 보관, 궁극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위해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 인프라가 드러나 있으며, 농구 코트와 부대원들이 축구장에 있는 모습도 담겨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분단을 넘어'는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사일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고 지난해 11월 밝힌 이래 그동안 삭간몰, 신오리, 상남리 미사일 기지 등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해 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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