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클리앙 등 좌파 커뮤니티서 "송현정 태도 안 좋다" 비판 이어져...인신공격도 나와
송현정 남편까지 거론하며 공격...청원까지 올려 "KBS, 무례한 질문으로 붕괴감 느꼈을 국민에 사과하라"
우파서는 "송현정, 질문 제대로 안 했다" 의견...KBS공영노조 "의도적 견제로 비판 피해가려고 했던 것 아닌가"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대담을 가진 송현정 KBS 기자(좌)와 문재인 대통령(우).

문재인 대통령이 9일 KBS와 ‘연출된 대담‘을 가진 가운데, 좌파 성향 네티즌들의 ‘기자 공격’이 4개월 만에 다시 시작됐다. 자유우파 지식인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과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KBS 기자가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지만, 좌파 네티즌들은 송 기자의 대담 당시 ‘태도’가 좋지 않았다면서 비판하고 있다.

KBS 대담이 있던 9일 이후, 오늘의유머와 클리앙 등 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송 기자의 태도를 문제삼는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9일 오늘의유머에 올라온 ‘(혐주의) 송현정 인터뷰 내내 표정.jpg’이라는 글에는 대담 당시 찡그린 표정의 송 기자 사진과 함께 “잊지맙시다”라는 글이 담겼다. 이에 “인터뷰 최악이고 버릇없고 예의없다” “무슨 범죄자 인터뷰도 아니고 어떻게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저렇게 인상쓰고 인터뷰를 하지” 등 비판성 댓글과 함께 “저것도 기자라고 뽑는 거냐. 앞으로는 얼굴보고 뽑아라”는 등의 인신공격성 댓글도 달렸다.

친문(親文) 네티즌들이 다수 포진해있는 클리앙도 상황은 비슷했다. 10일 클리앙에 올라온 ‘송현정 기레기 남편은 미래전략실 임원출신’이라는 글에는 “이재용 빵(감방)에 들어갈 때 저뇬(송 기자) 남편도 같이 들어가겠네요” “그럼 그렇지 기레기가 어디가나”는 댓글이 달렸다. 이 커뮤니티에는 앞서 송 기자의 남편이 삼성전자에 근무했던 전력이 있다는 글도 올라온 바 있다. 클리앙 회원들은 삼성그룹이 언론・정치권 등과 유착돼있는 ‘적폐’이며, 그동안 부당하게 부를 축적해왔다고 주장하며 ‘삼성 불매운동’ 등을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커뮤니티에서 ‘적폐’라 규정하는 삼성 출신 직원과 결혼한 송 기자도 똑같이 ‘적폐’라는 것이다. 

좌파 커뮤니티 회원들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청와대 청원까지 제기하며 자신들의 행동력을 과시하고 있다. KBS에 대한 사과 요구, 수신료 폐지, 방송국 해체 등 세 청원에는 약 3만 건이 넘는 동의가 쌓여있는 상태다. 특히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에서는 “대통령의 눈을 바라보던 시선은 언론이 국민을 바라보는 시선이고 대통령의 귀에 던진 무례한 질문은 국민의 귀에 던진 무례함이며, 대통령의 입을 막아선 발언은 국민의 입을 막은 것과 같습니다”라며 “KBS는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의 무례한 질문으로 눈물 나고, 상처받았으며, 붕괴감을 느꼈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요구까지 담겼다. 대통령이 이조시대 왕과 같은 숭상을 받아야 한다는 식이다.

좌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좌)와 클리앙(우)에 올라온 게시물

그런데 자유우파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들이 나온다. KBS는 이미 대담 이전 문 대통령과 나눌 대화를 ‘사전 조율‘했기에, 송 기자가 국민의 심정을 대변했다는 평가까지 받을만큼의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선 전 여론조작으로 인한 ‘부정대선’ 의혹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등의 폭로 내용 ▲탈원전 부작용 ▲민노총의 불법행위와 미진한 공권력 ▲탈북자, 북한 주민 인권 문제 등 문 대통령이 대답하기 쉽지 않거나 대답하기 곤란한 주제들은 KBS에서 의도적으로 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자유우파 성향 노조인 KBS공영노조도 이와 같은 내용을 꼬집었다. 공영노조는 10일 ‘KBS대통령 단독대담, 예상대로 내용은 없었다’는 성명을 내고 “핵심을 찌르거나 국민들이 반드시 묻고 싶어 하는 질문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대통령의 답변도 형식적인 발언이 많아 보였다”며 “오히려 기자의 질문 방식을 놓고 마치 KBS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처럼 보여, ‘기자회견’ 대신 ‘KBS의 단독 대담’에 쏟아졌던 세간의 비판을 피해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라고 주장했다.

좌파 성향 네티즌들의 송 기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함께 우파 성향 시민들이 송 기자의 질문이 미진했다는 지적을 잇고 있음에도, KBS나 송 기자 측은 별도 해명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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