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기자회견 없이 'KBS 대담'으로 '퉁'치는 文..."공영방송이 언론 기능 수행하겠냐" 비판도
취임 2년, 기자회견 없이 'KBS 대담'으로 '퉁'치는 文..."공영방송이 언론 기능 수행하겠냐" 비판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없이 ‘쇼’에만 치중...文, 9일 오후 8시30분부터 소위 '대담' 나서
'소통' 내걸고 집권 시작했으면서 공식 기자회견은 1회 뿐...소통은 어디로 갔나?
지난 1월 기자회견, 좌편향 언론사 기자들에게 호의적 대응 받아...KBS가 언론 기능 수행하겠냐는 비판 커져
文, 취임 2주년이라며 출입기자, 청와대 직원 등에 '엿' 돌려
신년 기자회견 당시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에게 “(얼어붙은 현실경제 등 비판을 받는데도)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라는 질문을 받은 직후의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앞두고 통상 업무보고 외 모든 일정을 비운 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북 식량지원과 경제지표 악화 등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없이 ‘쇼’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다. 지난 1월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를 찬양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진 것과 관련, 이날 진행되는 인터뷰도 정부 정책을 옹호하고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80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KBS 기자와의 인터뷰를 갖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해 만 2년가량 집권했지만, 연차로는 3년차 정부다. 청와대는 이날 소위 ‘대국민 대담’ 인터뷰를 통해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고 주요 현안 등에 관해 설명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출범하면서 ‘소통’을 화두로 내걸었다. 그런데 이번 ‘취임 2주년’ 공식 ‘소통’은 기자회견도 아닌 공영방송 대담이다. 이는 잦은 기자회견을 약속했던 취임 전 행보와는 일치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청와대는 “대통령이 국내 언론과 첫 인터뷰를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인터뷰어가) 현직 기자이기 때문에 곤란한 질문이 많이 제기될 것이다. 기자회견 대신 대담을 하는 것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이날 ‘공영방송으로 정권 홍보 말라더니… 文대통령, 오늘 취임 2주년 KBS와 대담’이라는 기사에서 “공식 기자회견이나 비판 언론과의 인터뷰 대신, 정권 입맛에 맞는 매체를 선정한 것은 결국 일방적 정권 홍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를 보도한 정우상 기자는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에 날카로운 질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유 우파 진영 일각에선 이날 진행될 인터뷰가 신년 기자회견의 ‘또 다른 버전’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지난 1월 진행됐던 공식 신년회견 당시 이상헌 연합뉴스 기자, 최중락 MBN 기자, 안의근 JTBC 기자 등은 질문 이전 “질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 복이 한반도 평화 과정으로 좀 더 한 발 더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등의 사담을 덧붙였다. 질문 내용 역시 문재인 정권에서 추진하는 내용들을 옹호하는, ‘구미에 딱 맞는’ 질문이었다. 타 언론사 소속 기자들도 비판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데,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각종 예산을 받는 KBS 소속 기자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파탄을 비판하는 내용을 꼬집겠냐는 것이다.

언론계에서도 KBS와 같은 공영방송이 제대로 된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겠냐는 비판이 나왔다. KBS 공영노조는 지난 3일 “문 대통령은 뭐가 그리 두려운지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공영방송 KBS를 통해 일방적인 '홍보'를 하려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질문을 받고 설명하라. 사전에 준비된 각본이 아닌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이나 국내 현안 발표 등 각종 사안에서 ‘사전에 준비된’ 발언만을 해온 데 대한 비판인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인터뷰가 있는 이날, 청와대는 직원들과 출입기자들에게 문 대통령 부부 명의의 취임 2주년 전통 엿을 돌렸다고 한다. “엿처럼 끈끈하게 함께 가자는 의미”라는 것이다. KBS는 이날 인터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